문어발 경영 막 내린 GE…3사 분할 사투 통할까

조유진 2023. 1.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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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3사 분할을 통한 각자생존에 돌입한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과도 같았던 GE는 무리한 사업 확장의 역풍과 금융 부문의 부실로 추락을 거듭하자 기업해체 수준의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3사 분할이 GE 몸값을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GE 옷을 벗으면서 기업분할 디스카운트가 투심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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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6년간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3사 분할을 통한 각자생존에 돌입한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과도 같았던 GE는 무리한 사업 확장의 역풍과 금융 부문의 부실로 추락을 거듭하자 기업해체 수준의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항공·에너지·헬스케어에 주력하는 3개 기업으로의 분할해 각자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되는데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E에서 분사되는 GE헬스케어가 오는 4일 미 나스닥 시장에서 'GEHC’라는 약칭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피터 아두이니 GE헬스케어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미 위스콘신 워키쇼 본사 앞에서 상장을 알리는 타종 행사를 열며 새출발을 알릴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기업 분할은 3일 장 종료 후 이뤄지며, 재상장 즉시 S&P500 지수에 편입된다. 내년 예상 수익을 기반으로 한 GE헬스케어의 기업가치는 480억달러(약 61조원)로 추산됐다. 존속법인인 GE는 940억달러, 내년 초 분사가 예정된 에너지(전력·재생에너지) 부문인 GE베르노바는 130억달러로 평가됐다.

GE는 앞서 지난해 11월 항공·에너지·헬스케어를 별도 법인으로 쪼개는 기업 분할을 선언했으며, 이번 GE헬스케어의 분할·재상장은 그 첫 단계다. 항공기엔진 제조업을 주력으로 한 존속법인 GE는 'GE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을 변경해, GE헬스케어의 지분 19.9%를 가져갈 계획이다. 지난해 30일 83.79달러로 거래를 마친 GE 주가는 지난해 7월14일 저점(61.09달러) 대비 37% 상승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GE헬스케어의 분리·재상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3사 분할이 GE 몸값을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GE 옷을 벗으면서 기업분할 디스카운트가 투심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멜리우스리서치의 산업분석가 스콧 데이비스는 "기업 분할 결정이 사업구조를 단순화해 부채를 줄이고 실적과 무너진 주가 회복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3사 분리·재상장은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각 사업부의 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영업손실을 내며 재무적 위험을 가중시켰던 재생에너지 사업 부문과의 결별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울프 리서치의 나이젤 코 애널리스트는 "현재 GE 기업가치의 80%가 항공엔진 부문에 집중된 만큼 분사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GE의 항공엔진 사업부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GE헬스케어 분할·재상장으로 2017년부터 이어져 온 전사적인 구조조정 행보도 마침표를 찍었다고 WSJ은 평가했다. GE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공급망 붕괴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며 부채 축소가 한계에 다다르자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3사 분할이라는 자구책을 내놨다.

헬무트 저들 G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투자자 미팅에서 "GE헬스케어는 분사 후 부채와 비용을 줄이고 20%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GE헬스케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135억달러, 영업이익 19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GE는 1892년 에디슨이 세운 전기소비기구 사업을 모태로 가전제품, 의료기기, 항공기와 자동차 엔진, 원자연료, 원자력 발전 설비까지 전기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손을 대며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성장했으나 문어발식 확장 전략의 역풍으로 부진이 심화하자 그룹의 상징과도 같았던 전기소비기구를 비롯해 핵심 사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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