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장사없다”…압구정 현대도 2년 만에 경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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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선행지표'로 불리는 법원경매에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도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강남권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현대가 2년여 만에 경매시장에 등장했지만, 감정가격이 높게 책정된 탓에 유찰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6차 아파트 144㎡(전용면적) 물건이 감정가 49억원에 올라왔다.
법원경매에서 인기가 꺾인 것은 압구정 현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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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집값 선행지표’로 불리는 법원경매에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도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데다 주택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계속되며 수요자들이 응찰에 신중해졌기 때문이다. 강남권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현대가 2년여 만에 경매시장에 등장했지만, 감정가격이 높게 책정된 탓에 유찰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6차 아파트 144㎡(전용면적) 물건이 감정가 49억원에 올라왔다. 매각기일은 이달 11일이다. 해당 단지가 법원경매로 나온 건 2020년 10월 22일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는 강남구를 상징하는 최고의 부촌 압구정에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다. 이 단지는 2021년 4월 245㎡ 평형이 빌딩 한 채 값에 육박한다는 80억원에 매매되며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실제로 해당 단지의 직전 경매에서도 응찰자가 9명이나 몰리며 유찰 없이 감정가보다 3억309만원(14%)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하지만 연이은 금리인상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해당 단지의 가격도 하락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번 경매로 나온 물건과 같은 평형인 압구정 현대 6차 144㎡의 경우 지난해 2월 19일 49억원까지 올라갔지만, 7개월 후인 지난해 9월 30일 46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직전 거래가격만 놓고 보면 이번 경매의 감정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셈이다. 이는 경매물건의 감정평가가 아직 하락가격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7월 이뤄지면서 매매가를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번 압구정 현대 아파트 경매물건이 유찰될 것으로 전망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원경매에서 인기가 꺾인 것은 압구정 현대만이 아니다. 강남구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104.3㎡의 경우 지난해 11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경매에 나왔으나 응찰하는 이가 없어 모두 유찰됐다. 마찬가지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118.6㎡ 물건도 지난해 11월에 찾는 이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이들이 유찰된 이유는 감정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감정가가 책정된 시기는 지난해 5~7월로 지금보다 매매가격 하락세가 짙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물건의 경우 감정가는 27억9000만원이다. 하지만 해당 평형의 직전 최저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17억7000만원으로 감정가보다 10억2000만원 낮다. 미성아파트 물건은 감정가격이 36억6000만원으로 2021년 4월 진행된 직전 거래이자 최고가격인 34억5000만원보다 2억1000만원 비싸다.
이처럼 감정가격이 수요자 인식보다 높게 책정된 것은 법원경매의 특성 때문이다. 경매로 나온 아파트 매물의 감정은 통상 경매 개시 6개월~1년 전에 진행된다. 해당 물건들의 감정이 진행된 시기는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나온 시점인 만큼 감정가격이 더욱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건축 단지 물건이 경매로 나오면 응찰자가 몰리며 낙찰가율이 치솟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며 “금리도 높고 재건축 사업 추진도 주춤한 상황에서 투자 수요들도 섣불리 뛰어들기는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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