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과반 실패…美하원의장 선거 100년만에 재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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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당선을 위해서 기권표를 제외한 과반 득표(218표)가 필요하지만, 예상대로 공화당 강경파가 매카시 원내대표의 당선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하원 의석이 222석인만큼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반란표가 적게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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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하원의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재투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18대 의회 개회일인 이날 진행된 미 하원의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당선을 위해서 기권표를 제외한 과반 득표(218표)가 필요하지만, 예상대로 공화당 강경파가 매카시 원내대표의 당선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원 의장은 전통적으로 다수당 원내대표가 맡는다. 이날 선거에서 관례대로 공화당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공화당 강경파는 별도로 프리덤 코커스 전 회장인 앤디 빅스 의원(애리조나)를 후보로 추천했다.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하원 의석이 222석인만큼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반란표가 적게 나와야 한다. 그러나 매카시 원내대표가 확보한 표는 과반은커녕, 민주당의 제프리스 원내대표(212표)보다 적었다. 공화당 의원 중 19명은 빅스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의원에게 투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원 다수당의 공식 지명자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 것은 100년 전인 192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국가를 위해 싸우는 대신 개인적인 것을 얻기 위해 싸우려는 이들이 많다"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공화당 강경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실 예고된 수순이기도 하다. 그간 밥 굿 하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일부 강경파는 매카시 대표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그의 의장 선출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이에 매카시 대표 역시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전날까지 물밑협상을 이어왔지만, 결국 1차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WP는 "최근 몇주간 공화당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고 설득하는 데 시간을 보냈던 매카시 대표로선 타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난폭한 강경파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표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당선될 것을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한 명씩 자신이 지지하는 의원의 이름을 말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매카시 원내대표는 2차 투표를 앞두고 이탈표를 줄이기 위해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존 툰 상원의원은 "여전히 매카시 원내대표가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의원은 WP에 "2차 투표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매카시 원내대표가 더 큰 양보를 해야한하고 이 과정에서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원의장이 선출돼야 상임위원회 구성 등 하원의 주요 일정도 진행될 수 있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1789년 이후 하원의장 선거가 1차만에 끝나지 않은 사례는 14회로 파악된다. 직전인 1923년에는 9번의 표결 끝에 하원의장으로 프레드릭 질렛 의원이 선출됐다.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무려 133번의 표결이 실시됐다. NYT는 "당시 12월 시작된 선거는 다음해 2월까지 이어졌다"면서 "마라톤 투표에 지친 의원들이 복수 승자를 허용하는 결의안을 승인하며 단 103표로 나타니엘 뱅크스가 승리한 선거"라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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