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잘 소통할 수 있는 도시

2023. 1. 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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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를 기피하는 전화공포증(Call Phobia)을 가진 MZ세대 직장인에게 1대 1로 전화하는 법을 가르치는 외국 사례를 생경한 마음으로 들었다.

우리나라 MZ세대도 30%가량 전화공포증이 있단다.

특히 청소년기부터 집 전화 없이 스마트폰을 쓴 실질적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 할 Z세대는 복잡한 요금제 속에서 문자, 이모지, 짧은 통화 중심으로 소통해 현실에서의 깊고 다양한 관계망 형성을 불편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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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통화를 기피하는 전화공포증(Call Phobia)을 가진 MZ세대 직장인에게 1대 1로 전화하는 법을 가르치는 외국 사례를 생경한 마음으로 들었다. 우리나라 MZ세대도 30%가량 전화공포증이 있단다. 문자나 SNS를 통한 짧은 메시지 위주의 소통에 익숙하다 보니 기업에서 겪는 협상과 지시 등 통화와 소통에 부담이 컸고, 가족이나 또래와도 비슷하단다. 특히 청소년기부터 집 전화 없이 스마트폰을 쓴 실질적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 할 Z세대는 복잡한 요금제 속에서 문자, 이모지, 짧은 통화 중심으로 소통해 현실에서의 깊고 다양한 관계망 형성을 불편해한다.

형제자매 틈바구니에서 자라 콩나물교실에서 교육받고 늘 해질녘까지 자유롭게 몰려다니며 놀던 기성세대와 (대개) 외동으로 자라 널찍한 교실에서 교육받고 늘 부모의 스마트한 감시 속에 짬짬이 홀로 또는 점조직과 온오프라인으로 노는 Z세대는 소통 방식도 달라졌다. 하지만 공원주의자 입장에선 아쉽다. 집-학교-동네-집의 쳇바퀴 속에서 동네 공원이 ‘놀이’를 매개로 다양한 관계망의 소통을 일부나마 맡아왔기 때문이다. 학교나 학원과 달리 공원은 다른 반, 다른 학년, 다른 학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나 장애인, 반려동물 등을 무시로 접하고 섞일 수 있는 공간이다.

놀이의 조건으로 시간, 친구, 공간을 꼽는데 시간과 친구는 이미 부족하다. 어린이의 70% 이상은 ‘학습’ 때문에 놀 시간이 부족하고, 친구와 노는 경우도 9%가 못된다. 그래서 우리는 공간인 공원에 열성이다. 다만 그네나 흔들말 같은 혼자 노는 시설이 많아지고 안전 때문에 그네와 미끄럼틀 길이도 점점 짧아져 재미가 반감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해에는 놀이터를 더 고민하고 놀이지도를 만들고 놀이친구 자원봉사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곳곳의 공원에 다양한 관계망을 용광로처럼 녹여내는 놀이터를, 함께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도시를 상상하면서.

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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