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XR로 디스플레이 ‘보릿고개’ 넘는다
지난해 말 경기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 경기 침체로 거리는 한산했지만 공장 부지 한쪽에선 공사 차량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3조3000억원을 들여 6세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어서다. 내년 말 공장이 완공되면 이 회사의 태블릿PC와 차량용 등 중소형 OLED 생산량은 기존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 최근 2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냈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가늠할 수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가전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TV·스마트폰 등의 수요 감소로 ‘디스플레이 보릿고개’를 맞았지만,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의 미래 먹거리는 모빌리티와 확장현실(XR)이 꼽힌다. 무엇보다 차량용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계기판 외에 센터페시아, 조수석, 뒷좌석, 차량 내 천장까지 디스플레이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내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26년에는 117억 달러(약 14조8700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10형(대각선 길이 25.4㎝) 이상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9.7%(2021년 상반기 기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에서는 점유율이 무려 91%다.
CES 2023에서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대시보드 전체를 감싸는 34형 플라스틱 OLED(P-OLED) 디스플레이와 고감도 터치 입력 기능, 곡선 디자인을 적용한 12.8형 센터페시아용 컨트롤 패드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도 CES 2023에서 ‘뉴 디지털 콕핏’을 공개한다.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형태로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영화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대화면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반도체, 관계사인 하만의 전장(電裝)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벤더블·폴더블·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하드웨어의 외형 규격) 변환이 가능한 기술도 CES 2023에 대거 등장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늘려서 접을 수 있는’ 플렉스 하이브리드 디스플레이를 공개한다. 화면 왼쪽엔 폴더블, 오른쪽엔 슬라이더블 기술이 적용돼 디스플레이 왼쪽을 펼치고 오른쪽을 늘리면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변신한다.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하는 ‘8형 360도 폴더블 OLED’는 양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20만 번 이상 접었다 펴도 내구성이 보장되고 접는 부분의 주름을 최소화하는 특수 폴딩 구조를 적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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