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대표 수도권 출마 논쟁 “정면 승부” “황교안 땐 망했다”

김효성 2023. 1. 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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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권성동 의원(앞줄 왼쪽부터)과 안철수 의원(뒷줄 오른쪽)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3월 8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대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은 3일 라디오에서 “차기 총선 승리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라며 “수도권의 민심을 제일 잘 알고 수도권 민심과 공감할 수 있는 분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수도권에서 정치를 제일 오래했다”고 했다. 17대 총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서울 중구(18대)와 동작을(19·20대)에서 4선을 지낸 자신의 경력을 앞세운 것이다.

새 당 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을 가장 먼저 띄운 당권주자는 인천 동-미추홀을이 지역구인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정몽준 전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울산을 떠나 서울(동작을)에 출마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과 정면으로 싸워 이기고 서울 지역 압승을 이끌었다”며 “수도권으로 올 용기가 없으면 적어도 수도권에서 싸우는 전우들 뒤에서 최소한 총은 쏘지 말라”고 적었다. 경기 성남분당갑에 지역구를 둔 안철수 의원도 전날 “다음 총선에서 170석 이상을 얻으려면,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논의에 불을 붙였다.

여권은 수도권 대표론을 친윤계 핵심에서 빗겨나 있는 당권 주자들의 반격 카드로 보고 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힘을 합해 이른바 ‘김장 연대’를 앞세우고 있는 김기현 의원, ‘윤핵관’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당권 경쟁의 무기로 내세우자 범친윤계 당권 주자들이 역공에 나섰다는 얘기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 강릉, 김기현 의원은 울산 남을이 지역구다.

친윤계 당권 주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3년 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수도권인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당이 선거에 참패했다”며 “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마하느냐에 따라서 선거가 달라진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친윤 실세이자 김 의원과 이른바 ‘김장연대’ 공조설이 제기된 장제원 의원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수도권 출마론은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라며 “정권 창출의 거점이 영남인데, 영남을 짓밟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소 후보들이 수도권 지역구로 바꾸라고 하는데 정치의 기본을 망각한 이야기”라며 “공학적으로 지역구를 버리고 출마하라는 건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의 근본인 지역구를 건드리는 것만큼 치졸한 게 없다”라고도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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