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이틀째에도 이어지는 베네딕토 교황 추모 행렬

2016년 6월 28일 베네딕토 16세(오른쪽)가 바티칸에서 열린 그의 사제 서품 65주년 기념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찾아 조의를 표하는 등 각계 인사와 일반인들의 전 교황에 대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부인 아니코 레발 여사와 함께 조문을 마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오늘, 우리는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작별을 고했다"며 "명복을 빈다"고 썼다. 오르반 총리는 가톨릭 신자가 인구의 절반인 헝가리에서 2010년부터 총리로 장기 재임 중이다.

이날 오르반 총리 외에도 미국 가톨릭교회의 두 거두인 티머시 돌런 뉴욕 대교구장(추기경)과 숀 패트릭 오말리 보스턴 대교구장(추기경)도 이날 성 베드로 대성전을 방문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일반 조문 이틀째인 이날도 추모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에만 조문객 2만5000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일반 조문 첫날인 전날에도 약 6만5000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조문했다. 이는 이탈리아 치안 당국이 예측한 2만5000∼3만명을 2배 이상 뛰어넘는 규모다.

교황청은 이에 남은 이틀간 일반 조문 시간을 12시간(오전 7시∼오후 7시)으로 늘렸다. 첫날 조문 행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흘간의 일반 조문이 끝난 뒤인 오늘 5일 오전 9시30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 속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 미사가 거행된다. 이번 장례 미사는 현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집전하는 유례없는 미사가 될 전망이다. 이는 베네딕토 16세가 종신직으로 굳어진 교황 자리를 생전에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자진 사임했기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임 8년 만인 2013년 2월 고령으로 인해 교황직을 더는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자진 사임했다. 바티칸 역사에서 현직 교황이 자진 사임한 것은 598년 만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