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새겨진 돌, 기와 등…靑 곳곳서 고려시대 추정 유물 발견
청와대 일대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도기 조각 등 유물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3일 공개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8곳에서 고려와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5월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청와대 일대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체계적 보존과 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건축역사학회 등에 연구를 의뢰한 바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8~12월 고건축, 근대건축, 식물과 조경시설로 나눠 청와대 일대를 조사했다. 과거 청와대 일대엔 고려시대 남경의 이궁(왕궁 밖 별궁)이 있었으며 조선시대엔 경복궁 후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1860년대 경복궁을 중건한 고종은 청와대 권역을 창덕궁 후원과 유사한 기능을 갖춘 곳으로 조성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번 지표 조사를 통해 총 8곳에서 고려와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을 수습했다. 대정원 서쪽 숲에선 크기가 작은 토기와 도기·옹기·기와 조각, 침류각 앞마당과 동쪽 산책로, 궁궐 담장(궁장) 일대에선 백자·기와 조각 등이 발견됐다. 특히 고려시대 기와가 발견되면서 고려 남경과 관련된 건물지가 매장돼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청와대 권역 담장 하부에선 ‘영(營)’이나 ‘훈(訓)’ 자가 새겨진 돌도 3곳에서 찾아내는 등 청와대 권역 담장과 경복궁 후원 담장이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시굴 조사 범위를 설정하고 유물 흔적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현재 (청와대)의 활용 방식은 기초 조사와 보존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채 매우 한정된 시기를 대상으로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인 기초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와대를 개방한 지 8개월이 지난 가운데 향후 관리 및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청와대를 개방한 이후 최근까지 다녀간 방문객 수는 약 278만명 정도다. 정부는 역사·문화·예술·관광 등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한 대통령실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을 꾸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청와대 활용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발표되진 않았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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