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처럼 돌아오기를...NFL 햄린 위해 기도하는 스포츠계
"선수와 코치들이 쓰러진 동료를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3일(한국시간) 긴박한 상황에서도 동료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친 미국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와 신시내티 벵골스 선수들의 모습을 전했다.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페이코 스타디움에선 신시내티와 버펄로의 NFL 17주 차 경기 열렸다. 경기 중 버펄로의 세이프티(수비수) 다마르 햄린이 신시내티 티 히긴스에게 태클을 시도한 뒤, 일어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태클 과정에서 히긴스와 충돌하며 가슴 부위에 충격을 받은 탓이다.
의료진이 달려나와 햄린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 순간 버펄로 선수들뿐만 아니라 상대 팀인 신시내티 선수들까지 햄린을 둘러쌌다. 무릎을 꿇어 쓰러진 햄린을 가리기도 했다. 중계 카메라와 관중들로부터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일부 선수들은 서로를 위로했다. 하늘을 향해 동료가 깨어나길 기도하는 선수도 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응급 치료를 받은 햄린은 쓰러진 지 16분 만에 구급차를 타고 신시내티 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NFL 사무국은 "햄린은 팀 스태프와 의료진, 지역 구급대원으로부터 즉각적인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위중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NFL 사무국이 경기 연기를 선언하면서 홈팀 신시내티가 7-3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는 즉시 중단됐다. 재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NFL 선수노조(NFLPA)는 "우리와 지역사회의 모든 사람이 햄린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현재 중요한 건 햄린의 건강뿐"이라고 밝혔다. 버펄로 구단은 사고 2시간 후인 현지시간 자정께 "햄린은 충돌 이후 심장마비를 겪었고, 맥박은 회복했다. 진정제를 투여한 상태이며, 여전히 위중하다"고 발표했다.
2021년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212순위로 버펄로 지명을 받은 햄린은 입단 첫해부터 주전으로 뛴 주축 선수다. 경기 후 100여명의 버펄로 팬들은 신시내티 대학병원 앞에 모여 촛불을 들고 모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햄린의 회복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CNN은 축구 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떠올렸다. CNN은 "신시내티-버펄로전에서 일어난 사건은 2021년 '에릭센 사건'을 연상케 한다. 그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에릭센은 2021년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당시 덴마크 선수들은 쓰러진 에릭센을 보호하기 '인간 병풍'을 만들었다. 에릭센은 병원으로 후송돼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이후 유럽 정상급 미드필더였던 에릭센의 축구 인생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월드컵 출전이 목표였던 에릭센은 불굴의 의지를 발휘했다. 병상에서 일어난 직후부터 개인 훈련하며 회복과 복귀를 준비한 끝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재기했다. 지난달 카타르월드컵에도 덴마크 주축 선수로 출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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