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화주의 포기에 대응할 것" 예고한 러, "북한 지원엔 감사"
러시아가 일본의 방위력 강화 정책을 자국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며 대응 조치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방침이 담긴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3일(현지시간) 자국 언론사인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일본 정부가 수십 년 동안의 평화주의를 포기하고 군사주의를 강화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덴코 차관은 미·일 대규모 군사 훈련과 안보 문서 개정, 방위비 증대 등을 들며 "러시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정책이 지속된다면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6일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 등 3개 안보 문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적이 공격에 착수할 시 장거리 미사일로 적 군사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이 핵심이다.
루덴코 차관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일본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점도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비우호적인 국가와 평화조약 체결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쿠릴 열도를 두고 영토 분쟁 중인 러시아와 일본은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 협상해 왔지만, 일본의 대러 제재 동참으로 중단됐다.
대러 제재와 관련, 한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대해 균형 있는 노선을 추구하며 양국 간 협력에서 서방 제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서 "북한 지원엔 감사"
그간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북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루덴코 차관은 "북한은 우크라이나에서 특수 군사작전(러-우크라 전쟁에 대한 러시아 측 표현)을 벌이기로 한 러시아의 결정, 4개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병합하는 결정 등을 확고하게 지지해 준 곳 중 하나"라며 "이런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북한이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을 러시아에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와 북한 모두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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