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침체에…한국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철회”
한국조선해양이 그동안 추진해오던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HD현대의 중간 지주사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선박 건조업 자회사다. 증권 업계에선 일명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사모펀드 IMM PE(트리톤1호 유한회사)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4097억원)를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은 2017년 IMM PE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2022년까지 기업공개에 나서기로 약정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지난해 기관투자가 간담회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은 투자자와 약속”이라며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연내에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가 자회사 상장에 반발했다. 이들은 단체를 만들어 상장 반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현대중공업 재상장으로 한국조선해양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보상안 마련 없이 자회사 상장에 나서는 건 주주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맞섰다.
소액주주들이 단체를 꾸려 상장 반대 운동에 나선 건 앞선 주가 하락의 경험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상장에 나섰다. HD현대가 중간지주사 설립 직후 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나서면서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도 기업공개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조선 업계에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이 26억 달러(약 3조31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 86억 달러(약 10조9500억원)보다 7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며 “이제부터는 충분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고부가 선박 위주로 수주 목표를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옷 벗어보세요, 살 뺄거죠?" 여승무원 '속옷 면접' 본 항공사 | 중앙일보
- "키 작은 게 축복…키 큰 건 한물갔다" 미 베스트셀러 근거 보니 | 중앙일보
- 이재용은 왜 BMW 택했나…여기서 눈여겨볼 600조 틈새시장 | 중앙일보
- 서울서 4번째 ‘입지 끝판왕’…한강 780m 품은 신반포 2차 | 중앙일보
- '美1위' 수학 천재소녀의 잘못된 연애…'40조 사기' 공범된 사연 | 중앙일보
- 아내 암투병 중 불륜 발칵...일본 국민배우, 21세 연하와 재혼 | 중앙일보
- [단독] 文캠프 경력 속여 EBS 갔나…국조실, 유시춘 의혹 감찰 | 중앙일보
- "이기영 두번 결혼, 아들도 있다"…전 부인이 밝힌 이혼 사유 | 중앙일보
- 연매출 6천에 월이자 350만원…탈원전 버틴 이들 "죽는건 한순간" [르포] | 중앙일보
- 아파트서 떨어진 20㎏ 감박스…제네시스 박살낸 범인 잡았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