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언제 반등하나? 中 공장 가동 중단…‘머스크 리스크’도 확대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1. 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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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액면분할 후 수정된 가격을 고려할 때 지난해 초 350달러대였던 주가가 최근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 원인은 복합적이다. 곳곳에서 수요 둔화 신호가 나타나는 데다 오너 리스크까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성장주에 불리해진 거시경제 환경과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 관심사는 테슬라의 주가 바닥이 어디인가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한 주가에도 여전히 바닥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적정 수준보다 과한 조정을 받고 있다며 분할 매수를 시작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 경쟁 갈수록 ‘치열’

고수해온 정가 판매 정책도 철회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2022년 12월 24일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2023년 1월 3일부터 19일까지 17일 동안 생산을 재개한 뒤 중국 춘절 연휴를 맞아 1월 20일부터 31일까지 다시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연말과 춘절 연휴 기간에 생산을 중단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테슬라는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도 생산 라인을 중단하지 않았다. 2021년 역시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12월 마지막 주에 정상 가동했다. 2022년 초 춘절 연휴 기간에는 3일만 문을 닫았다.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회사는 명확한 가동 중단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 측은 “그동안 충분한 재고를 쌓아 이번 생산 중단이 주문 이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요 둔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생산을 대폭 줄여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재고가 쌓여 있고, 실제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테슬라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이미 수요 감소에 직면한 상황이다. 중국상업은행(CMBI)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테슬라의 중국 일일 평균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유럽과 미국 시장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당장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폭스바겐에 선두 자리를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유럽 전기차 통계 사이트인 ‘EU-EVs’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지난해 3분기 유럽 시장점유율은 16.48%로 테슬라(16.94%) 추월을 목전에 뒀다. 같은 기간 현대차(7.15%), 아우디(5.54%), BMW(5.47%), 메르세데스-벤츠(5.15%)도 테슬라와 격차를 좁혔다. 미국에서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와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새해에 신차를 내놓는 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과 닛산까지 가세하면 테슬라 시장점유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71%에 달했던 테슬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22년 3분기 65% 수준으로 축소됐다.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은 테슬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2025년 20%를 밑돌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그동안 정가 판매를 고수하던 테슬라 정책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근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모델3와 모델Y에 대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테슬라의 인기 모델에 대한 할인은 소비자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새해에 수요 둔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판매량 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쳐야 할 수 있다는 점이 테슬라의 리스크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 달 새 주가 44% 급락

머스크 지분 매각 악영향

수요 둔화 신호가 나타나면서 테슬라 주가는 2022년 12월 한 달간 무려 43.97% 하락했다. 2022년 1월과 비교해 65%,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407.36달러) 대비 73% 낮은 수준이다. 주가 하락에 따라 한때 전 세계 5위권을 넘보던 시가총액도 대폭 줄어들었다. 시총 순위는 20위까지 밀렸다.

증권가는 수요 둔화와 함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한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테슬라보다 트위터 경영에 집중하면서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해진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트위터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매도를 지속한 것이 주가 하락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약 440억달러의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4월 테슬라 지분을 매각해 84억달러를 조달했다. 이어 8월 68억8000만달러, 11월 39억5000만달러, 12월 36억달러 등 총 228억달러 규모의 테슬라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2021년 말 17.2%에서 2022년 말 13.4%로 낮아졌다.

이 밖에 트위터 인수 후 과격한 구조조정과 치명적인 정치적 발언 등 머스크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잇따른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절반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충돌하는 등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통상 대기업 CEO와 다르게 정치적 발언을 지속적으로 쏟아낸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특히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최근에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지속했다.

2022년 공매도 세력이 집결했다는 점도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린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은 약 15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가 하락하면 사서 갚는 매매 기법이다. 즉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낼 수 있다. 공매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전히 테슬라 주가가 비싸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2022년 12월 29일 기준 테슬라의 지난 12개월간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5.44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평균인 18.1배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동종 업체인 GM(5.88배)과 포드(4.89배)보다도 월등히 높다.

주가 100달러 붕괴 가능성도

일각에선 “분할 매수 시작할 때”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여전히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100달러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등장했다. 월가 최대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ISI는 최근 테슬라 목표주가를 종전 300달러에서 200달러로 낮추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테슬라의 진짜 가치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테슬라 목표주가를 대폭 내리며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월 14일(현지 시각) 테슬라 목표주가를 305달러에서 23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동시에 낙관론도 존재한다. 주가 하락폭과 비교해 이익은 여전히 견고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김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PBR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ROE는 상승한 상황”이라며 “자본 대비 이익이 주가보다 안정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절대적 수준의 주가는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분할 매수를 시작할 시기라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과매도 상태로 분석되며 주가가 더 떨어지더라도 장기 투자 관점에서 분할 매수는 좋은 기회라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의 RSI(상대적 강세 지수)는 사상 최저치인 16.56으로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태’로 분석된다. RSI는 모멘텀 지표로 주식 변동 기간에 판매자와 구매자의 활동을 비교하는 지수다. 일반적으로 이 지수가 30 이하면 과거 패턴보다 너무 많이 파는 과매도 상태로 해석된다. 반면 70 이상이면 너무 많이 사들이는 과매수 상태로 볼 수 있다. 과매도 상태일 경우 향후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과매수 상태라면 단기 하락이 예상된다.

미국 주식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교수는 “다른 빅테크 주식에 비해 테슬라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것이 사실”이라며 “2023년 주당순이익이 7달러 정도로 형성된다면 주가는 다시 2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치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슬라를 매수해야 할 때”라며 “한 번에 사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1호 (2022.01.04~2023.01.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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