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CEO 세대교체…주가로 보는 3세 경영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새해를 맞아 제약업계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너 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이 국내 제약업계 도약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요.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이번에 새로 사장에 승진한 제약회사 오너 3세는 누구누구입니까.
<기자>
제일약품 한상철 사장과 대원제약 백인환 사장입니다. 올 1월 1일부 인사입니다.
한상철 사장은 제일약품 창업주인 고 한원석 회장의 장손이고요. 백인환 사장은 대원제약 창업주 고 백부현 회장의 장손입니다.
각 집안의 장손이라는 점 외에도 미국 유학파라는 점이 같습니다.
또 비교적 최근이죠. 지난해에 경영권을 이어받은 보령 김정균 대표도 오너 3세입니다.
<앵커>
장손이라고 하니까 얼마 전에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 이야기가 생각나는데 후계구도가 완전히 굳어진 건가요?
<기자>
아무래도 오너가 이슈이다보니 이들 회사 측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는데요. 아직 단정 짓기 이르다는 게 공통적인 설명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두 그룹의 지주사 지분구조인데요. 지분정리가 아직 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 같은 경우엔 동생인 한상우 상무가 이번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요.
대원제약은 백인환 사장과 함께 사촌동생인 백인영 이사도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각각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의 장남입니다.
특히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백인환 사장이 맡고 있던 일반의약품 부문을 백인영 이사한테 넘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매출 비중은 전문의약품이 월등히 높습니다.
<앵커>
예전엔 사명이 보령제약이었죠. 보령 쪽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편의상 보령을 보령제약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보령제약 같은 경우에는 후계 구도상 김정균 대표의 경쟁자는 없습니다. 이모들이 지분을 몰아주기까지 했죠. 경영에 참여하는 사촌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주사 지분 승계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령홀딩스 지분은 어머니 김은선 회장이 약 45%, 김정균 대표가 22% 가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김정균 대표의 개인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를 매각 하려는 것을 두고 지분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매각희망가가 최소 6천억 원인데요.
현재 보령제약 시가총액이 6천억 원 대입니다. 보령홀딩스의 지분가치가 보령제약과 사실상 유사한 만큼 이 가격에 보령바이오파마를 팔면 승계를 위한 자금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경영권 승계를 두고 시장에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나 제약업계에선 자연스러운 일로 보고 있습니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커 기업이라기보단 가업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고요.
특히 주가 움직임이 재미있는데요. 제일약품이나 대원제약이나 오너 3세의 승진인사 발표 이후 주가가 2,3일 간 반짝 올랐습니다.
그러다 대원제약은 제자리로 돌아왔고요. 제일약품은 아직 9% 가량 오른 상황인데 오른 이유가 경영권 승계가 아니라 중국 코로나 확산 수혜주여서입니다.
중국에서 승인된 유일한 코로나 치료제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인데 제일약품이 화이자 제품을 많이 도입해 판다는 겁니다.
제일약품 측에 확인해보니 팍스로비드를 생산하지도 유통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주가흐름은 회사에서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결국 승계 이슈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다라고 정리해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약업계는 소위 ‘히트’ 친 제품 한 두 개면 대대손손 먹고 산다는 얘기도 있죠.
증권가에선 국내 제약회사들이 이렇게 내수에 한정된 영업체질을 바꾸고 성장성을 보여줘야지만 지지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를테면 디지털 치료제 같은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다만 신사업이 시장의 기대와 지나치게 동 떨어지는 것은 경계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보령은 우주인 헬스케어 사업 진출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증권사는 재무상황에 비춰 무리한 투자라며 기업분석을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조직문화를 바꾸고 기존 관행에 도전하는 것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제약업계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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