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슬램덩크' 주인공은 "강백호 아닌 송태섭이죠"
일본에선 아바타 제치고 2주만에 410억 수익
애니메이션 '슬램덩크'가 26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온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일본 개봉 이후 '아바타: 물의 길'·'스즈메의 문단속'을 제치고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16일 만에 281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수익 41억8600만엔(410억원)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4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다.
3일 배급사 NEW를 통해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10년 전 '슬램덩크' 영화 제안을 받았고, 2014년 수락했다"고 밝혔다.
영화화를 결정지은 요소로 파일럿 영상의 ‘얼굴’을 꼽았다. 그는 "강하게 호소하는 듯한 느낌으로 만든 분의 영혼이 들어가 있었다. 기술이나 영상의 퀄리티보다 열의나 영혼 같은 감정적인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기술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농구 장면의 CG는 10명이 코트 위에서 움직이는 것을 그리는 데 가장 적합한 수단이기에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화는 만화, 영화는 영화만의 즐거움이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그림이 그대로 움직이는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이노우에 감독은 "마음속에 상상한 이미지는 있어도 그 경험이나 지식은 없었다. 대강의 이미지를 제시하면 그것을 경험이 많은 스태프들이 해석하거나 전달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명확하게 ‘여기가 골이다’라는 한 점을 향해 돌진한 게 아니라, 함께 쌓아 올라가며 최종적으로 ‘도달했다’라는 느낌으로 완성했다"고 전했다.
사실적인 농구 표현도 큰 특징이다. 감독은 "발을 밟는 방법이나 공을 받는 순간의 신체 반응, 슛하러 갈 때의 약간의 타이밍 등 나 자신이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농구다움’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작에 나왔던 경기 중간중간 혼잣말이나 코믹한 장면은 빠졌다. 이에 관해 "만화라면 간단한 코믹 신을 막간에 넣거나 할 수 있지만, 영화는 스크린 사이즈가 일정하여 구석구석에 개그를 넣어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커다란 화면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만화와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만화라면 칸 나누기 등으로 답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영화에서는 그 방법을 찾지 못했고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것보다 만화는 만화, 영화는 영화만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농구다움’을 우선시하는 결론을 내렸다."
원작의 답습보다 새로운 관점으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강백호가 아니라 송태섭이다. 이는 원작 팬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은 대목. 감독은 "원작을 그대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싫었고 새로운 관점으로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노우에 감독은 "송태섭은 만화를 연재할 당시에도 서사를 더 그리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3학년에는 센터 채치수와 드라마가 있는 정대만, 강백호와 서태웅은 같은 1학년 라이벌 사이라서 2학년인 송태섭은 그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송태섭을 그리기로 했다. 원작에서 캐릭터의 가족 이야기는 잘 그려져 있지 않지만, 이번 작품에서 송태섭의 가족 이야기가 상당히 깊게 그려졌다"고 말했다.
"연재 당시 20대였기 때문에 고등학생의 관점에서 더 잘 그릴 수 있었고, 그것밖에 몰랐다. 나이가 들어 시야가 넓어졌고 그리고 싶은 범위도 넓어졌다. ‘슬램덩크’를 그린 이후, ‘배가본드’나 ‘리얼’을 그려온 것도 영향이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원작에서 그린 가치관은 굉장히 심플한 것이지만, 지금의 나 자신이 관련된 이상, 원작을 그리고 난 후에 알게 된 것 ‘가치관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가 있어도 그 사람 나름의 답이 있다면 괜찮다’라는 관점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왼손을 거들 뿐, 도전은 계속
이노우에 감독은 도전의 원동력으로 '만화'를 꼽았다. 그는 "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만화 이외의 것들을 여러 가지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 안에서는 단 하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부 만화가로서 마주하고 있고, 모든 경험이 만화가로서의 나에게 돌아온다. 미술관 전시나 일러스트 일, 이번 영화도 나에게는 전부 ‘만화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을 깎아 다듬는 것이 결국 좋은 만화를 그리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만화는 만화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는 영화로, 새로운 하나의 생명으로 만든 작품이다. 결국 뿌리는 다 같고, ‘슬램덩크’를 이미 알고 있더라도, ‘이런 슬램덩크도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껴달라."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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