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심해공포증 있는데 아바타2 봐도 괜찮을까?[헬스컷]
◇심하면 공황발작 증상까지 발생할 수 있어
영화 관람만으로도 공포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단, 공포증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그 증상은 천차만별입니다. 공포증 정도가 심한 수준이라면 영화 장면만을 보고도 두근거림, 떨림,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심한 경우 영화 속 물 장면을 보고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희진 교수는 “정도에 따라 공황발작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며 “만약 물이나 심해공포증이 심하거나 그러한 자극에 최근에 노출돼 공포증 증상이 심해진 경우엔 드물게 기절할 것 같다든가,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수준이라면 피하고 싶은 반응 등 가벼운 증상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에서 공포증 기인
공포증은 크게 사회, 광장, 특정 공포증으로 나뉩니다. 물·심해 공포증은 특정 공포증에 속하는 공포증입니다. 특정 공포증은 비행기, 고소, 폐쇄. 주사기 공포증, 자연환경 등 특정 대상 또는 상황에 과도한 공포를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환경에 해당하는 심해와 물 공포증 역시 이 특정 공포증에 속합니다. 심해와 물 공포증을 광장 공포증의 일종으로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건석 교수는 "심해라는 공간 자체가 낯선 공간인 데다가 물이 깊고 넓어 다리가 닿지 않다는 데에서 불안함이 느껴질 수 있다"며 "이는 넓고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장소를 두려워하는 광장공포증과도 유사해 광장공포증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 공포증 증상이 일상이나 사회적인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엔 특정 공포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희진 교수는 "공포증으로 인해 여행, 행사 등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자리를 회피하거나 꺼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특정 공포증으로 볼 순 있다"면서도 "두근거림 등에 익숙해지고 특정 대상에 몰입했을 때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라면 비교적 정상적인 범주에 있는 정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건석 교수는 "실제 공포증 증상이 나타났을 때 회피하거나 극심한 공포나 불안감이 들지만 이를 참아낼 수 있는 증상도 공포증의 진단 기준 중 하나다"며 "영화를 끝까지 관람할 수 있는 사람은 공포증 증상이 약한 사람, 볼 수 없는 사람은 심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정 공포증의 발병 원인은 무엇일까요? 대체로 어린 시절 관련된 경험으로 인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고로 공포증의 대상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함께 공포증이 생기는 경우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외에도 친구나 부모 등 지인이 특정 대상을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고 공포 반응을 학습하면서, 누군가에게 공포 대상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으면서 공포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공포증은 특히 불안장애가 있거나 평소 불안 수준이 높은 사람, 기질적으로 낯선 상황에 처했을 때 움츠러들고 회피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 유독 잘 생깁니다. 공포증은 불안과도 연관된 질환이기 때문에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별도의 검사를 통해 확인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상선 호르몬 수치 변화 등의 신체적 변화도 불안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관람한다면 가급적 2D로 봐야
공포증으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고 싶다면 무조건적인 회피는 금물입니다. 회피는 공포감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어 치료에 도움 되지 않습니다. 문 근처에 앉거나 불빛이 보이는 장소에 앉아 있는 등의 안전추구행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김희진 교수는 "공포증 치료의 정공법은 노출치료지만 '영화를 보기 위해 꼭 노출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특정 대상을 회피해도 일상에 큰 제한이 없다면 치료를 꼭 받지 않아도 되지만 공포증의 대상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극복을 원하는 사람에겐 단계적 노출치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출치료의 방법으론 근육이완법, 항불안제 등의 약 복용, 공포증 대상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물·심해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영화를 보기 전 심해 모습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스노쿨링 영상 등을 미리 찾아보고 아바타2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도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2D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단계적 노출의 한 방법입니다. 이번 아바타 2는 2D, 3D, 4D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이건석 교수는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것 자체로 공포 상황에 대한 경험을 덜 생각나게 할 수 있다"며 "실제 그러한 치료도 시행하고 있는 만큼 2D로 관람하는 것 역시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불안 상황이 영화관에서 일어났을 때를 가정해 미리 상상하기, 영화 예고편이나 일부 내용을 미리 전해 듣고 관람하기 등과 같은 방법 모두 단계적 노출치료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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