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채용 '속옷 차림' 전형…해외 항공사 "과체중도 탈락"

쿠웨이트 항공, 취재엔 "노코멘트"
女 신체평가 중 속옷 차림 평가도
공고문에 키·몸무게 조건도 명시

쿠웨이트 항공이 지난해 스페인에서 승무원 채용행사를 하면서 여성 후보자들을 속옷만 입힌 상태에서 신체 평가를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채용 행사 공고문에는 승무원 후보자들의 키와 몸무게 조건도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동의 승무원 채용 중개 업체인 MECCTI 주관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 부근 호텔에서 열린 채용행사에서 여성 응시자들은 2차례에 걸친 신체 평가 과정을 거쳐야 했다.

사진=쿠웨이트 항공 홈페이지 캡처

1차 평가는 남성 심사원 주도로 이뤄졌다. 이 평가에서 눈에 띄는 상처가 있거나 과체중인 후보자를 탈락시켰다. 속옷 차림의 신체 평가는 2차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래프는 2차 심사에 올라간 23세의 한 여성의 말을 인용해 "별도로 마련된 방에 들어가자 여성 심사원이 '몸의 문신이나 상처를 확인하려 한다'며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해 속옷 차림으로 서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23세의 여성 또한 "심사원이 무언가를 적을 때 나는 동물원의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19세의 참가자는 바지와 블라우스를 벗어야 했다며 심사원들은 일부 참가자에게 살을 뺄 의향이 있는지 등도 물었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과 관련해 쿠웨이트항공과 MECCTI는 취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