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변이 공포'에 설사약 다 팔렸다…대만, 中입국 28% 확진

신경진 2023. 1. 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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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는 중국에서 대만을 찾는 여행객의 검역을 1일부터 강화했다. 첫 중국발 여객기에서 내린 탑승객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사진=대만중앙사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대만에 착륙한 중국발 항공편 4편의 탑승객 가운데 27.8%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대만 연합보가 3일 보도했다.

대만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공항 도착 직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524명 가운데 146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천슈시(陳秀熙) 대만대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데이터는 예상 범위 안에 있다. 향후 중국발 양성자 비율은 향후 최대 3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이탈리아가 중국발 입국자를 공항에서 전수 조사한 결과 양성자 비율이 38%~52%에 이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라고 연합보는 지적했다. 좡런샹(莊人祥) 대만 중앙전염병지휘센터 대변인은 “첫날 검사 데이터는 단지 참고용이며 각국의 검역 정책이 다르고 입국자 형태도 달라 서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좡 대변인은 또 “대만은 아직 관광객 입국을 개방하지 않아 대부분 대만 교포나 기업인인데 반해 일본과 이탈리아는 대륙 관광객이 위주라 모수(母數) 자체가 달라 대만 공항의 PCR 양성률이 낮은 것은 예상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발 확진자가 대만에 추가 코로나19 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황리민(黃立民) 대만 전염병의학회명예 이사장은 “양성률 27.8%는 네 명 중 한 명이 양성인 셈”이라며 “이들이 대만 입경 후 대만인과 접촉하면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3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황 이사장은 “새로운 확진 고점이 임박했다”면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가 중국에서 돌아온 대만 교민을 만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춘절 전에 BA.5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차세대 백신을 서둘러 맞을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중국인에 대한 PCR 검사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천슈시 대만대 교수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많은 나라가 PCR 검사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차단이 아니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만일 춘절(중국 설) 이후 각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으면, 코로나19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 PHEIC )’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에 설사 치료제인 몬모릴로나이트(중국명 멍퉈스싼·蒙脫石散)가 품절됐다는 표시가 보인다. 펑파이 캡쳐


한편 중국 대도시에서 설사를 치료하는 지사제 품절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3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의 새로운 하위 변이 바이러스인 XBB.1.5가 심장과 뇌혈관, 위장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바이러스가 상하이에 유입된 것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지사제 사재기를 촉발했다.

상하이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새해 첫날부터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성인과 어린이 모두 복용이 가능한 몬모릴로나이트(중국명 멍퉈스싼·蒙脫石散)이 모두 매진됐으며, 오프라인 약국에서도 미리 사두려는 소비자의 구매 문의가 쇄도한다고 2일 보도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의 방역 완화 이후 집안에 해열제 없이 코로나에 걸려 고생했던 중국인들이 XBB.1.5가 유행할 것에 미리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갑작스러운 설사약 사재기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리둥(李侗) 베이징 유안(佑安)의원 의사는 XBB.1.5가 심장 및 뇌혈관 계통과 소화기 계통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일부 코로나19 환자에게 구토와 설사 증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통 1~3일이면 스스로 완치된다”며 설사약을 대량으로 사재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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