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놀이 막았다고 경찰차 부순 中 10대...군중들 환호한 이유 [영상]

신경진 2023. 1.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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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새벽 중국 허난성 루인현 도심에서 젊은이들이 폭죽 놀이를 금지하는 경찰차량을 부수고 있다. 왕이뉴스
3일 새벽 중국 허난성 루인현 도심에서 젊은이들이 폭죽 놀이를 금지하는 경찰차량을 부수고 있다. 왕이뉴스
3일 새벽 중국 허난성 루인현 도심에서 젊은이들이 폭죽 놀이를 금지하는 경찰차량을 부수고 있다. 왕이뉴스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중국 허난(河南)성 루이(鹿邑)현에서 폭죽을 금지하는 경찰과 00세대(00後·링링허우 2000년 이후 출생자)가 충돌해 경찰 차량을 부수고 뒤집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왕이(網易) 뉴스는 3일 새벽 중국 도교의 시조인 노자(老子)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허난성 루인현 라오쥔타이(老君臺)에서 폭죽놀이를 금지하는 경찰과 군중 간에 충돌이 발생해 일부 00세대가 경찰차를 부쉈다고 보도했다. 16~17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 젊은이는 군중의 박수갈채에 취해 현행법을 위반했으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 해외 트위터에는 지난 연말부터 폭죽놀이를 둘러싸고 경찰과 대치하는 젊은이의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지난 3년간 계속된 코로나19 봉쇄가 풀리자 전염병과 액운을 퇴치한다는 속설을 가진 폭죽놀이로 해방감을 만끽하려는 00세대가 주축이다. 경찰은 대기 오염과 질서 유지 등을 이유로 폭죽놀이를 금지하고 있어 한국의 정월 대보름인 원소절(元宵節)이 끝나는 내달 5일까지 충돌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2월 31일 제야에 허난성 쉬창(許昌)에서 거리로 몰려나온 시민들이 폭죽을 쏘며 새해를 축하했을 때도 경찰이 저지에 나섰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옆에서 또 다른 폭죽을 터뜨리자 군중이 환호하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폭죽을 쏜 젊은이를 체포 연행하는 경찰을 군중이 둘러싸 막고 “왜 따라가느냐”며 저지하는 영상도 유포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정저우(鄭州)·후베이(湖北)·산시(山西) 등에서 금지된 폭죽놀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지난 3년 동안 민중의 마음 속에 억울함이 너무 많다. 폭죽을 터뜨려 액을 막고, 나쁜 기운을 없애야 한다. 3년 동안의 억울함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전국 지방 정부는 폭죽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방역 정책뿐만 아니라 폭죽 금지 정책 역시 최적화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허난성 저우커우(周口)시의 타이캉(太康)현에서 폭죽을 쏜 혐의로 체포한 주민을 경찰이 군중의 요구로 풀어주자 이를 축하하며 폭죽을 쏘는 영상도 해외 트위터에서 화제다. 산둥성의 한 도시에서는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연신 폭죽을 터뜨리며 질주하고 이를 경찰차가 뒤쫓는 영상도 트위터를 통해 퍼지고 있다.

지난 11월 말 중국 전역을 뒤흔든 봉쇄 반대 백지 시위가 폭죽 시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치안 당국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천원칭(陳文淸) 중공 정치국위원 겸 정법위 서기는 지난달 29일 중앙정법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온갖 방법으로 인민 군중의 권익을 보호하라”면서도 동시에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을 확실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법 차르’로 불리는 천 정법위서기는 “방역을 이유로 침투 파괴하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말썽을 일으키며,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단호하게 법에 따라 처리하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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