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가세한 '수도권 대표' 논쟁…친윤 "황교안도 종로 참패"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대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3일 KBS 라디오에서 “차기 총선 승리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라며 “수도권의 민심을 제일 잘 알고 수도권 민심과 공감할 수 있는 분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수도권에서 정치를 제일 오래했다”고도 말했다. 17대 총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서울 중구(18대)와 동작을(19·20대)에서 4선을 지낸 자신의 경력을 앞세운 셈이다.
새 당 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은 인천 동-미추홀을이 지역구인 윤상현 의원이 가장 먼저 띄웠다. 윤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정몽준 전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울산을 떠나 서울(동작을)에 출마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과 정면으로 싸워 이기고 서울 지역 압승을 이끌었다”며 “수도권으로 올 용기가 없으면 적어도 수도권에서 싸우는 전우들 뒤에서 최소한 총은 쏘지 말라”고 적었다. 경기 성남분당갑에 지역구를 둔 안철수 의원도 전날 “다음 총선에서 170석 이상을 얻으려면,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논의에 불을 붙였다.
여권에선 수도권 대표론을 친윤계 핵심에서 빗겨나 있는 당권 주자들의 반격 카드로 보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힘을 합해 이른바 ‘김장 연대’을 앞세우고 있는 김기현 의원, 윤핵관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당권 경쟁의 무기로 내세우자 범친윤계 당권 주자들이 역공에 나섰다는 얘기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 강릉, 김기현 의원은 울산 남을이 지역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지역 모두 국민의힘으로서는 소위 ‘밭이 좋은 곳’”이라며 “이들에게 다른 주자들이 ‘대표가 되려면 험지인 수도권에서 승부를 보라’며 공세를 펴는 셈”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당권 주자들의 반발도 만만치않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3년 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수도권인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당이 선거에 참패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19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을 버리고 서울 종로에 출마했는데 민주당이 선거에선 패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마하느냐에 따라서 선거가 달라진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차기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기 때문에 당이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이 정부를 잘 뒷받침하는 소위 ‘국정안정론’을 내세운 셈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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