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을까?” 질문에 월가 대형 은행 70% “NO!”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개의 대형 금융사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0%에 달하는 16개사가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올해가 아닌 내년 경기 침체를 예상한 2개사를 더하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은행사는 78%에 달한다.
팬데믹 기간동안 2조3000억달러까지 치솟았던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이 1조2000억달러로 가파르게 감소해 소비 여력이 줄어든 것이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이유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나 은행들의 대출 기준 강화 역시 미 경제가 위험하다는 신호로 꼽혔다. 도이체방크는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이 10월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 새해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로존의 경기 침체가 올해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성장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 경제가 수축할 것이라고 답한 이코노미스트들 대부분은 경기 침체의 정도가 가볍거나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연준이 올해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고, 2분기 중 금리 인상을 동결한 뒤, 3분기 또는 4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연준의 피벗으로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도 어느 정도 회복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모두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한 금융기관도 있었다.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5곳은 내년 미국 경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5개사의 올해 미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0.5%에 불과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 골드만삭스의 예상치(1%)조차 지난 10년간 미국의 평균 성장률을 밑도는 수치다.
설문 응답자들은 올해 말 S&P500지수가 현재 대비 5% 정도 높을 것이라 전망했다. 반면 바클리와 소시에테제네랄 등 일부 은행은 S&P500지수가 연말에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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