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도 잡고 치매도 잡고…스마트 인공수정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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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통해 뇌를 진단한다.'국내 의과학 융합 연구진이 치매 파킨슨병 뇌종양 뇌졸중 등 뇌신경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인공수정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백내장 등으로 인한 시력 개선 목적으로 삽입한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안구액에서 뇌질환을 유추할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조기에 감지함으로써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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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조기 진단, 예방, 치료 시기 결정에 도움
‘눈을 통해 뇌를 진단한다.’
국내 의과학 융합 연구진이 치매 파킨슨병 뇌종양 뇌졸중 등 뇌신경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인공수정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백내장 등으로 인한 시력 개선 목적으로 삽입한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안구액에서 뇌질환을 유추할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조기에 감지함으로써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형근 교수팀은 연세대 공대 화공생명공학과(고원건 교수, 김세민 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나노공정 연구실(이재종 박사, 김기홍 박사)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와 직접 연결돼 있으면서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의 특성에서 착안해 눈물, 방수 등 안구액을 통해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연구를 수년간 진행해 왔다. 안구를 통해 바이오마커를 검출하고 실제로 진단에 활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바이오센싱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번 스마트 인공수정체 개발로 이를 현실화했다.
스마트 인공수정체에는 항체가 결합된 하이드로겔(흡수성 생체재료)이 재료로 쓰였다. 이 하이드로겔의 패턴은 타깃 바이오마커와 반응하면 수축하게 된다. 이 좁아진 패턴을 기준 격자와 겹쳤을 때 생성되는 ‘모아레 패턴(Moire·두 가지 이상의 무늬가 겹치면서 간섭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무늬가 나타나는 현상)’의 변화를 이용해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게 이번 기술의 원리다.
모아레 패턴을 이용하는 경우 하이드로겔의 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방식과 비교해 나노(10억분의 1 크기) 단위의 고감도 변화량 감지가 가능하다. 또 기존 바이오센서가 사용하던 전기화학적 혹은 형광발현 표지자를 쓰지 않고도 직관적인 감지가 가능하다.
외부 전력이나 광원이 필요 없어 생체 내 삽입하는 센서로서 적합하다는 장점도 있다. 일선 안과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세극등현미경을 통해서 모아레 패턴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 수술 후 모니터링 또한 쉽다.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의 안전성도 입증됐다. 인공수정체 삽입은 백내장 수술의 일환으로 시행되는데, 백내장 수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안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평균 수술 건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 개발에 쓰인 모든 물질은 향후 의료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기존의 인공수정체 또는 다른 인체 삽입물에 사용해왔던 것들을 활용했다. 또 사람 안구 세포실험 및 돼지 안구 생체외실험, 살아있는 토끼를 이용한 전임상 생체내실험까지 거치며 생체 적합성, 안전성 및 바이오마커 검출 능력까지 확인했다.
지용우 교수는 “조만간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백내장 등 노인성 눈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 인공수정체가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스마트 인공수정체 관련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고 국내 기업과 함께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Bioactive Material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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