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 "北무인기, 다 지난 정부에서 만든 시스템으로 대응"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한 무인기 도발과 관련해 “다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시스템으로 대응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수년간 군 훈련 부족”이라며 전 정부 비난에 대해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전날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새해를 맞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정부에서 구축해놓은 국방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져 있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이 무인기를 개발한 것은 굉장히 오래된 일”이라며 2017년 6월 강원도 쪽을 통해 북한 무인기가 침투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드론부대 창설을 지시했고, 2018년 만들어졌다”라며 “이번에 무인기 추적도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SSR 레이더망으로 한 것”이라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에 기술력이 부족해 이스라엘에서 장비를 수입해왔다”며 당시 어려움도 전했다고 한다. 국방 예산도 현 정권보다 지난 정권에서 더 높았다는 이야기도 이 자리에서 오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국방력 강화 차원 차원에서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다. 어제 사건(무인기 도발)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했는데 전 정부 탓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드론봇 전투단 수준을 넘는 최신식 부대를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날 “소형 무인기 대응전력을 전력증강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확보 중”이라며 “2010년대 초반부터 관련 체계에 대한 소요결정 및 도입이 되었고, 특정 시기에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회동에선 윤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이메일 참석 통보’를 두고도 좋지 않은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가 문 전 대통령에게 “지난 22일 이메일로만 신년회 참석 통보가 왔다”고 설명하자 문 전 대통령은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하면서 전자우편을 보내고 실무 직원을 통해 초청장을 전했으나, 대통령실 차원의 정무적 접촉은 없었다고 한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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