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마는 되고, 틱톡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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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중국의 유명 동영상 앱 틱톡을 '마약'으로 규정했다.
미 국방부와 법무부는 이미 정부 소유의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의회는 연방정부 소유 기기에서의 틱톡 사용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미국이 틱톡을 마약에 견줘 경계하는 언사는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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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틱톡은 매우 중독적이고 파괴적인 디지털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중국의 유명 동영상 앱 틱톡을 '마약'으로 규정했다. 미 국방부와 법무부는 이미 정부 소유의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의회는 연방정부 소유 기기에서의 틱톡 사용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틱톡을 향한 미국의 반응은 신경질적이기까지하다. 중독되기 쉬운 유해 콘텐츠 유통을 차단해야 한다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그 속내는 중국 빅테크 산업에 대한 압박과 규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이 틱톡을 마약에 견줘 경계하는 언사는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미국은 '진짜' 마약 문제를 손보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마약 천국이기 때문. 갤러거 의원이 직접 언급한 펜타닐은 마약단속국(DEA)이 규정한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 마약'으로, 그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10만7622명이며, 그중 3분의 2가 펜타닐 중독으로 확인됐다. 그 수는 미국 내 교통사고, 총기 사건, 자살 사망자보다도 많다.
이 와중에 미국은 연방 차원의 마리화나(대마초) 규제 완화도 추진 중이다. 이미 50개 주(州) 중 37개 주가 의료용 사용을, 21개 주가 기호용 소비를 합법화한 상태다. 지난달 29일에는 뉴욕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1호 판매점이 문을 열어 장사진을 이루는 장면이 연출됐다.
중국의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2일 사설을 통해 "미국은 항상 자국 문제를 반성하기보다는 그 요인을 외부로 돌려버린다"면서 미국의 '진짜' 마약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자국 펜타닐 남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중국이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물질을 공급했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며 "이렇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중국의 부상 앞에서 미국이 자신감이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마는 되고, 틱톡은 안된다는 미국의 주장은 패권국의 설득력 없는 힘자랑처럼 보인다. 그간 미국의 글로벌 패권이 지지를 받은 것은 중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합리적 판단을 하는 강대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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