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흥국생명, 뜬금없는 권순찬 감독 사퇴 '논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을 돌연 경질했다.
흥국생명 임형준 구단주는 2일 성명을 내고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며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을 물러나게 하면서까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데다가, 서로 방향이 맞지 않은 사령탑을 고문 형태로 계속 두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현 기자]
▲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사령탑에서 물러난 권순찬 감독 |
ⓒ KOVO |
흥국생명 임형준 구단주는 2일 성명을 내고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며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권순찬 감독께는 감사하다"고 밝혔다.
일단 흥국생명은 이영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하면서 "권순찬 감독은 고문 형태로 계속 조언 등을 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선수단 |
ⓒ KOVO |
흥국생명은 상호 합의 하에 '사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경질'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선두 경쟁을 벌이는 구단의 사령탑이 하루아침에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배구계 전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전임 박미희 감독이 계약 만료로 물러나면서 흥국생명은 작년 4월 권순찬 감독을 선임하며 지휘봉을 맡겼다.
지난 시즌 여자부 6위로 떨어지며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사실상 꼴찌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V리그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을 영입하면서 올 시즌 확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승점 42(14승 4패)로 2위를 달리며 1위 현대건설(승점 45·16승 2패)을 뒤쫓고 있는 흥국생명은 최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파란까지 일으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세터 이원정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힘쓰며 모처럼 우승 도전에 의욕을 보였고, 김연경의 인기를 앞세워 연일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 여자프로배구 경기가 열리고 있는 흥국생명 홈 구장 |
ⓒ KOVO |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을 정규리그 18경기 만에 경질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을 물러나게 하면서까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데다가, 서로 방향이 맞지 않은 사령탑을 고문 형태로 계속 두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구단 윗선이 선수 기용에 개입하려 했고, 이를 권순찬 감독이 거부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는 설도 나온다.
실제로 권순찬 감독도 이날 K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장이 (선수 명단에) 누구 넣고, 누구 쓰라는 오더를 내리는 게 있었다"라며 "내가 그걸 안 들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은 구단 측을 만나 경기 출전 보이콧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2022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여자 배구 인기가 높아지고, 김연경까지 복귀하며 오랜만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흥국생명으로서는 우승 도전은커녕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배구팬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감당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