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새해를 맞아 '정어리'를 먹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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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꼭 정어리 생선과 찹쌀떡을 장작불에 구워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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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국 기자]
▲ 마을 어르신이 산신에게 절을 하고 츠도에 든 제물로 음복을 합니다. |
ⓒ 박현국 |
벳소 마을은 히노가와 강 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래 전 마을 사람들은 히노가와 강물을 이용하여 벼농사를 지으면서 살았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 농사를 짓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마을 주변에 자리잡은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마을 사람이 많습니다. 생활이 바뀌었지만 오래 전부터 이어온 산신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산신제는 마을 동쪽 낮은 산 정상에 있는 신사 오른쪽 옆 마당 귀퉁이에서 지냅니다. 산신은 신사 신과는 달라서 별도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산신제 제물로는 찹쌀떡, 찰밥, 마른 오징어, 술, 감귤, 정어리들이 차려집니다. 그리고 산신제에 올리는 츠도에는 팥, 다시마, 멸치들이 들어있습니다. 이것을 음복으로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찰밥도 장작불에 지어서 사용합니다.
▲ 벳소 마을에서는 긴 꼬챙이까지 준비하여 정어리와 찹쌀떡을 꿰어서 장작불에 구워서 먹습니다. |
ⓒ 박현국 |
개인 사정으로 산신제를 당번을 맡을 수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과 바꾸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가족 중에 변고가 있거나 몸이 심하게 아파서 입원치료를 하는 경우에도 바꿀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전체를 위하는 일이기 때문에 못하다고 거부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솔선 수범으로 일을 담당합니다.
▲ 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정어리와 찹쌀떡, 츠도, 찰밥입니다. 주걱이나 젓가락들도 모두 대나무를 잘라서 만들었습니다. |
ⓒ 박현국 |
마을 사람 가운데 산신제에 참가하는 사람은 세대 호별로 한 사람씩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 참가자들은 대부분 70대나 80대 이상 어르신들입니다. 50대 젊은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금 적극적으로 참가하시는 70대, 80대 이후가 문제입니다. 과연 지금까지 전해온 것처럼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 일본에는 8백만 신이 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신은 신사 신과 산신, 곡식을 여물게 한다는 노가미 신, 무사 신입니다. 산신단에 버들가지를 세워놓은 것은 버들가지 흰 눈처럼 쌀이 많이 나기를 기원해서라고 합니다. |
ⓒ 박현국 |
<가는 법> JR 오사카역이나 교토역에서 비와코센 전철을 타고, 시가현 구사츠역에서 구사츠 선으로 갈아타고, 기부가와역에서 다시 오우미철도본선으로 갈아타고 히노역에서 내려 벳소(滋賀県蒲生郡日野町大字別所) 마을까지 걸어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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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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