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1년’ 뒤 2023년… 방향은?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3. 1.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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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일 개장 전 뉴욕증시 미리보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서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지난해 하락장에서 반등을 시도할 새해 첫 장을 3일(현지시간) 개장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지표, 향후 통화정책을 가늠할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새해 첫 주에 모두 공개된다.

1. 14년 만에 경험한 ‘악몽의 1년’

뉴욕증시는 새해 대체휴일인 지난 2일 휴장했다. 새해 첫 주는 3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12월 25일)부터 연말까지 ‘산타 랠리’ 없이 새해를 맞이한 뉴욕증시는 하방 압력을 억제하고 반등을 시도하며 방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뉴욕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에 휘말렸던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악몽’으로 기억될 1년을 보냈다. 지난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마지막 거래일 12월 30일까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44%, 나스닥지수는 33.03%씩 하락했다.

여러 악재로 성장성을 잃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시장은 아직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4개 분기 중 단 한 차례도 상승하지 못했다. 나스닥지수의 4개 분기 연속 하락은 ‘닷컴 버블’ 붕괴를 겪은 2001년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린 지정학적 위기는 지난해 거시경제 환경을 혹독하게 바꿔 놨다. 모든 상황을 관통한 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다. 이로 인해 미·중 갈등이 계속됐고, 탈세계화는 확장됐다.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연말까지 계속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에 따른 생산·소비 부진이 악순환을 가속했다.

이 틈에 연준을 포함한 세계 주요 경제권 중앙은행은 고강도 긴축으로 ‘돈줄’을 조였다. 지난해 2월까지 ‘제로’ 수준이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3월부터 인상됐고, 초유의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까지 거쳐 4.25~4.5%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 주가는 줄줄이 흘러내렸다. 세계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활황을 이끌었던 OTT 시장의 선두주자 넷플릭스는 30%가량, 메타버스에서 가능성을 찾은 SNS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스와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 테슬라의 주가는 60% 넘게 증발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도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이 세계 최초로 도달했던 3조 달러의 시총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2조660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 세계 시총 1위를 잠시 빼앗겼다가 탈환했다.

시장은 이제 뉴욕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지수의 연속적인 후퇴는 극히 이례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시장분석 업체 데이터트렉리서치는 지난달 20일 S&P500지수의 연속 하락 시기를 대공황부터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1929~1939년, 1970년대 오일 쇼크, 닷컴 버블 붕괴와 9·11테러가 발생한 2000~2002년으로 압축했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제시카 라베 공동창업자는 “S&P500지수가 2023년까지 2년 연속 하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제적,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투자은행 상당수는 올해 S&P500지수가 반등해도 경기 둔화에 따라 바닥을 먼저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FOMC 정례회의 의사록

올해 뉴욕증시는 경기 둔화나 침체의 정도, 미국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에 따라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금리는 연준의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미 하단까지 4%대로 진입한 금리는 이제 5%대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14일 FOMC 정례회의에서 고금리 국면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긴축 기조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증명한 건 FOMC 구성원 19명의 점도표다. 이 표에서 올해 말까지 금리를 5~5.25%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점도표의 중간값은 기존 4.6%에서 5.1%로 0.5% 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FOMC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의사록에 기록됐다. 연준은 4일 의사록을 공개한다. 차기 FOMC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금리 인상률의 ‘힌트’도 의사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시장은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7시20분 현재 베이비스텝을 택한 비율은 69.2%로 우세하다. 나머지 30.8%의 의견은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모였다. 자이언트스텝 전망은 사라졌다.

3.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

연준은 지난해 내내 고용·물가 지표를 참고해 통화정책을 결정해 왔다. 그중 고용지표를 확인할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은 오는 6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밤 10시30분)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된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지난달 30일 다우존스 전망치를 인용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를 21만7500명으로 전망했다. 미국 노동부는 직전월인 지난해 1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6만3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신규 고용이 1개월 만에 감소했을 가능성이 제시된 셈이다. 그동안 고물가와 탄탄한 노동시장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서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해 6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된 물가상승률, 신규 고용자 수 감소는 시장에서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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