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에 베팅한 외국인·기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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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국내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지난 한달 동안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 평가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기관 투자가도 지난달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4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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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하락에 평가수익률 10% 기록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새해 첫날 국내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지난 한달 동안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 평가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29일까지 한 달 동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7500억원, 5400억원어치 팔았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11% 이상 하락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며 "재고 부담으로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기업 손익은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외국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30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인버스 ETF는 추종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을 얻는 구조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12월 한 달 동안 2945원에서 3450원으로 17% 이상 올랐다. 외국인 평균 매수가격은 3163원이면 평가수익률 9%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을 보수적으로 바라본 외국인은 반도체 주식은 팔아서 손실을 줄이고, 지수가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내는 ETF를 대거 사들여 수익을 냈다.
국내 기관 투자가는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보긴 했으나, 반도체 주식은 저가 매수 전략으로 대응했다. 기관 투자가도 지난달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4000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 인버스 ETF도 1000억원 이상 샀다. 지수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한 덕분에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주식도 2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낙폭이 커지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관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가격은 5만93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6% 높다.
기관은 2차전지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이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3개 상장사에 대한 총 순매도 규모는 9600억원을 넘어선다. 올해 시장을 주도하면서 주가가 오른 2차전지 종목을 팔아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로 급락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1월 미국 수요를 확인하는 다음달 말 또는 새해 초 판매 수요를 확인하는 올해 1분기 말께 수요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 지난달에만 687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대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는 매물을 받아줬다. 1월 효과를 기대하며 지수 하락으로 이익을 내는 ETF는 처분하고 국내 대표주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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