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선거구제' 띄운 尹대통령…與野 표정관리 왜?

윤슬기 2023. 1.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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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화두로 국회의원 선거 제도와 관련한 '중대선거구제'를 띄웠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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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역 따라 2~4명 선출 고려해야"
대선 후보 시절 "중대선거구제 선호
복잡한 정치셈법 '반짝 논의' 그칠 수도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화두로 국회의원 선거 제도와 관련한 '중대선거구제'를 띄웠다. 여야는 표정 관리에 나섰다. 선뜻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하기도, 반대 주장을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 여야의 정치 현실과 총선 전략, 지역별 유·불리, 이른바 험지 정치인들의 호응 등 복잡한 정치셈법과 연동된 논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소선거구제의 단점을 언급하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말했다.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5일 TV토론에서 현재의 승자독식 소선거구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정치개혁에서 개헌보다 중요한 건 선거제도의 개혁"이라며 "개인적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정치하기 전부터 선호해왔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위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중대선거구제란 2인 이상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구를 말한다. 선거구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지역적 단위인데 선거구당 1인을 선출하면 소선거구, 2~4인이면 중선거구, 5인 이상은 대선거구로 나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소수정당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사표를 줄여 유권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선거구를 확대해 현행 소선거구제로 인한 의석 과점이나 양당제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현행 소선구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을 시사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시무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소선거구 제도는 사표가 많이 발생해 국민 뜻이 제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되지 못하고 승자 독식으로 정치권 대립과 갈등을 증폭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입장하며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것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중대선거구 제도도 제안되고 있다"며 "그 밖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해 여러 대안을 잘 혼합해 선거법을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주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야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지난해 2월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정치개혁의 과제로 삼고,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기도 했다. 정의당 역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선거구제 개편에는 복잡한 정치 셈법이 얽혀 있어 반짝 논의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4월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에도 난항을 겪기도 했는데, 당시 민주당과 정의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국민의힘이 광역의원 정수 조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파행을 빚은 바 있다. 결국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수도권과 광역시 11곳에만 시범 도입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 시한은 오는 4월 10일까지로, 100일 남짓 남았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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