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첨단 ‘FAANG’ 시대 저물고, 제조업 ‘車공장’ 건설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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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첨단 빅테크 산업이 주가 하락으로 주춤하는 반면 전통적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5개 거대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FAANG'의 지난해 시가 총액이 3조 달러(약 3789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FAANG이 미국 500대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7%에서 지난해 13%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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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NG 시가총액 3789조원 증발
車산업, 전기차 전환·IRA 힘입어
올해 42조원 투자, 2017년의 4배
미국에서 첨단 빅테크 산업이 주가 하락으로 주춤하는 반면 전통적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5개 거대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FAANG’의 지난해 시가 총액이 3조 달러(약 3789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은 자동차 산업은 이례적인 공장 건설 붐을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FAANG이 2022년 주식시장에서 어느 해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의 주가는 지난해 64% 폭락했고 넷플릭스는 51% 하락했다. 나머지 3개 기업도 최소 27% 주가가 하락했다.
FAANG의 주가 급락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 탓이다. 투자자문업체 뉴버거 버먼의 자산투자전략부문 대표 에릭 크누천은 “금리가 낮을 때는 투자자들이 성장성이 높은 종목에서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모든 게 뒤바뀐다”고 말했다.
FAANG이 미국 500대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7%에서 지난해 13%로 줄었다. 테슬라는 2021년 말 S&P500에서 5번째로 시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주가가 급락하면서 11위로 주저앉았다. FAANG의 동반 하락은 S&P500지수도 끌어 내렸다. 지난해 이 지수의 하락 폭은 19%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
경기 침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미래도 낙관하기 힘들다. 메타와 아마존은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긴축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서 버티겠다는 것이다.
다만 암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이 회복하면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으므로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예측도 있다. 아폴론자산운용의 에릭 스터너 수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기술주가 다시 시장의 리더로 군림할 수 있고, 이는 2024년에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FAANG의 침체된 분위기와 달리 미국 자동차 산업은 최근 공장 건설 열기로 뜨겁다. 미 정부가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고 배터리 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덕분이다.
WSJ에 따르면 오는 11월까지 미국 내 자동차 조립 공장 및 배터리 제조 시설 건설 비용으로 약 330억 달러(약 41조6460억원)가 투입된다. 2017년의 87억3000만 달러에 비해 4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투자가 늘어난 핵심적인 이유는 미 정부가 지난해 시행에 들어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배터리 생산 공장에 대규모 지원책을 제시해서다.
IRA에 따르면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은 거액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51만원)에 이르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북미(캐나다·멕시코 포함)에서 최종 조립하는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이 같은 혜택을 줘 미국에 생산 시설을 짓도록 하는 수요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오히려 장기적 투자의 기회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WSJ는 “자동차 제조 업체가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것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몇 달 동안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채용을 동결하는 움직임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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