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청소년 위한 문화 나눔 활동 확대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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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사실상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사회 곳곳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매일 수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겨울 재유행이 예고돼 야외 활동의 어려움은 여전한 상태다.
이는 코로나 이전에도 한국 사회의 '아동·청소년기 문화행사 현장 관람'과 '문화예술 교육 경험' 격차가 소득 구간별로 최대 3배 이상의 큰 편차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 활동 수준은 더 열악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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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사실상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사회 곳곳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매일 수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겨울 재유행이 예고돼 야외 활동의 어려움은 여전한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누구보다 힘들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아동·청소년들이다. 적극적인 야외 활동으로 활발한 교우 관계를 맺거나 각종 문화 활동을 통한 다채로운 경험을 쌓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다양한 문화 활동 경험은 삶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건강한 성장의 발판이 된다. 특히 가족 단위로 개별적인 문화 활동을 하기 어려운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은 생활 반경을 벗어나 새롭게 경험하는 문화 활동들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필자가 재직 중인 이화여대 아동가족연구소와 CJ나눔재단(이사장 이재현)이 지난해 9월 지역아동센터 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돌봄 자원 수요 및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줄어든 아동·청소년 교육 후원의 손길이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의 70%가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한 각종 지원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고, 그중에서도 문화 활동 분야의 지원이 크게 감소했다고 답했다.
코로나를 겪으며 먹거리나 긴급 생계비, 교과 학습 등은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지원된 데 반해 문화 활동에 대한 후원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는 코로나 이전에도 한국 사회의 ‘아동·청소년기 문화행사 현장 관람’과 ‘문화예술 교육 경험’ 격차가 소득 구간별로 최대 3배 이상의 큰 편차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 활동 수준은 더 열악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문화 활동은 당장 먹고사는 생계 문제나 학업 격차 해소 등에 비해 시급성이 떨어지는 문제라고 여겨져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통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법, 교향곡을 음미하는 법,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표현하는 법 등을 배우면 단순 반응에서 반성적 사고로, 흑백논리에서 역지사지로, 폭력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을 통해 아동·청소년은 더 나은 삶에 대해 꿈꾸며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힘으로 빈곤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문화 활동이 아동·청소년기에 건전한 인성 함양의 기초가 된다는 관점에서 생각해볼 때, 양극화된 문화 혜택의 틈은 실로 중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매년 CJ나눔재단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는 ‘교육 돌봄 자원 수요 및 이용 실태 조사’를 통해 취약계층 아동·청소년들의 문화 체험 격차를 해소하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특히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 형태로 창작 동아리 활동 지원, 문화행사 객석 나눔 등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지원해 온 비영리 단체와 복지재단의 문화 체험 행사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권은 발달단계에 적합한 놀이와 오락, 문화생활과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으로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발달에 필수적 요소다. 또한 내일을 책임질 아동 청소년들에게 문화 혜택의 기회를 나누는 것은 미래세대의 건전한 인성과 창의성을 키우고 교육의 질적 개선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사회적 투자이기도 하다. 새해에는 아동·청소년 문화권 향상을 위해 문화 나눔 활동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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