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찾아주는 ‘챗GPT’ 등장…구글의 검색 독점시대 저무나

김남영, 김인경 2023. 1. 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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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생성 인공지능(AI) 챗GPT는 ‘포스트 구글’이 될 수 있을까. 오픈AI의 챗GPT가 검색엔진을 대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성 AI(generative AI)란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알맞은 텍스트(글)·그림·영상을 만드는 AI를 말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중에 보고서 작성이나 문제풀이에 챗GPT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학생은 컴퓨터공학 관련 용어를 정의하라는 문제를 챗GPT에 입력했고, AI가 내놓은 답을 써냈다고 한다. 이렇게 챗GPT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검색엔진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순다르 피차이

그러자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도 챗GPT를 심각한 위기로 보고 ‘코드 레드’를 발령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가 검색엔진 사업에 챗GPT의 잠재 위협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지난달 21일 보도했다.

유찬우 방송통신대 프라임칼리지 AI 전공교수는 “챗GPT는 앞내용을 주고 비어있는 뒤 내용을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도록 수없이 반복 학습시킨 모델”이라며 “실제로 사용자가 원하는 질의에 맞춰 적절한 답(정보)을 내놓고 있기에 정보 검색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사람은 정보의 바다(웹)에서 내 의도에 맞는 정보를 찾아 헤매야 했다.

챗GPT는 이 같은 정보 탐색의 방향이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웹 문서를 보며 스스로 정리할 필요가 없도록 알아서 정리해주는 것이다. 가령, 비건 친구를 위한 한국 음식을 찾는다고 입력하면 구글은 연관된 내용이 있는 문서들을 나열한다. 챗GPT는 이와 달리 처음부터 내게 필요한 내용만 맞춤형으로 정리해 ‘두부김치, 잡채와 같은 음식을 추천한다’는 답을 내놓는다. 마치 인간에게 상담을 받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연속성’도 기존의 검색엔진 들과의 차이다. 이전에 챗GPT와 사용자가 나눈 대화를 기억해 다음 답변에 반영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이 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서울 시내 관광 코스 좀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구글이나 챗GPT나 첫 번째 결과는 유사한 답변을 보여주지만, 두 번째 검색부터는 차이가 난다. 챗GPT는 ‘추천된 코스 중 서울 타워를 포함한 하루 스케줄도 짜달라’는 명령에 앞의 내용을 반영한 결과값을 보여준다. 반면, 구글에서는 이전 검색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정보를 나열한다.

챗GPT는 이 특징 때문에 사용자와 상호작용(대화)에서 질문 의도에 더 근접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문일철 KAIST 데이터사이언스 책임교수는 “챗GPT는 대화의 맥락 속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유추하기 때문에 현재의 검색 서비스들보다 나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챗GPT의 열풍에 자극받은 빅테크 기업들이 대화형 검색엔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구글은 초거대 AI인 람다(LaMDA) 등을 통해 대화형 검색엔진을 연구·개발 중이다. 네이버도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차세대 검색엔진을 개발 중이다.

아직 한계도 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챗GPT는 종종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거짓말쟁이가 되기도 한다. 오픈AI가 챗GPT를 훈련할 때 2021년까지의 웹데이터를 사용한 터라, 이후 생긴 사건이나 정보는 사용자와 대화에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다. 챗GPT에게 한국 현직 대통령이 누구인지 물었을 때 과거의 대통령을 내놓는 이유다. 생성 AI의 특징인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할루시네이션은 처음부터 오류가 있는 데이터로 학습하거나, 라벨링(분류)이 제대로 안 된 데이터로 학습하는 등의 문제로 초거대 AI가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현상이다. 문제는 검색엔진은 출처 정보를 제시해 정보의 정확성을 따질 근거를 제시하지만, 챗GPT의 정보는 그 출처나 근거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검색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다고 본다. 김주호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구글 검색이 기성복이라면, AI는 맞춤복이 될 것”이라며 “검색의 의미가, 정보의 바닷속에서 ‘네가 원하는 것을 찾아줄게’에서 ‘네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서 보여줄게’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유닷컴(You.com)도 챗GPT처럼 대화할 수 있고 검색도 할 수 있는 AI 챗봇 ‘유챗’을 지난달 24일 출시했다. 답변과 함께 실시간 온라인 웹 검색 결과도 제공해 유챗이 출력한 정보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다.

김남영·김인경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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