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운명의 해, WBC·아시안게임서 부활 노린다
2023년은 한국야구의 명운이 걸린 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굵직한 국제 대회가 열린다.
한국 야구는 2006년 WBC 4강 진출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을 통해 부흥기를 맞이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야구 인기 하락으로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통해 KBO리그는 8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과거의 영광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됐다.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연달아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노메달에 그치면서 야구 인기는 차갑게 식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도 프로야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한국 야구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3월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WBC에서 반전을 노린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풀리그 1라운드 B조에서 일본·호주·중국·체코와 맞붙는다. 중국과 체코가 약체인 것을 고려하면, 호주만 잡아도 8강(2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2라운드다. B조 상위권이 유력한 일본 그리고 A조 강호로 꼽히는 대만·쿠바·네덜란드·파나마 등과 만날 확률이 높다. 여기에서 2위 이내에 들어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KBO는 WBC에서 4강 이상의 성과를 낸다면 이 열기가 프로야구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현역 메이저리거를 포함한 최정예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다. 결정권을 쥔 이강철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4일 KBO에서 35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1년 미뤄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강한 면모를 뽐냈다. 2006년 도하 참사를 제외하면, 1998년 방콕 대회 이래 계속해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항저우 대회가 지닌 부담감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WBC 출전이 유력한 주축 선수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미국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 구단은 2일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이정후의 의지를 존중하기로 했다. 구단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돕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타격 5관왕과 MVP를 차지한 이정후는 이로써 강정호와 박병호·김하성 등 소속팀 선배들처럼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는 김하성의 거취도 관심사다. 샌디에이고가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하면서 트레이드설이 불거졌다. 현재 시점에선 보스턴 레드삭스가 차기 행선지로 꼽힌다. 미국 NBC스포츠는 지난달 31일 “보스턴은 김하성이 2020년 말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을 때 영입 의사를 밝혔던 구단이다. 만약 수비력이 좋은 김하성이 합류하면 트레버 스토리가 2루수를 맡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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