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 '민주주의 위기 공감'에…與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
국민의힘은 2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민주주의 위기'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과 관련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반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들이 민주주의를 운운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같이 공감했다'면서 누구 발언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누가 먼저 민주주의 후퇴를 입에 올렸는지조차 밝히지 못할 정도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이어 각종 통계조작 논란까지 일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 책임의 정점에 있는 장본인이고, 이재명 대표의 불법 의혹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남의 일처럼 말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이나 사법부를 부정하며 방탄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그런 분들이 만나 '민주주의 후퇴'를 언급했다고 하니 두 사람의 자기성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그렇지 않다면 두 사람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와 국민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다른 것이 분명하다"며 "새해 벽두부터 두 분의 재미난 대화로 모처럼 지나가던 소들이 실컷 웃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평산마을에 들어앉아 정치 평론이나 소일거리로 삼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전직 대통령과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전직 대통령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아보려는 이 대표의 애잔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새해 벽두부터 각종 범죄혐의에 연루된 야당 대표를 불러 그를 중심으로 당이 뭉쳐야 한다느니,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후퇴해선 안 된다니 하는 훈장질을 하는 전직 대통령에게서 품격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민주주의의 후퇴, 민생 경제의 고단함, 김정은 정권의 폭주, 사회적 재난에 대한 대비, 나라·국민·민생 걱정에 여념이 없는 분이 재임 중엔 어찌 그리 무심하셨던 것인가"라며 "내로남불, 갈라치기, 알박기 등 각종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오직 '내 편을 위한 철옹성 쌓기'에만 열중하던 분이 퇴임하고 나니 갑자기 국민의 삶과 애환이 눈에 밟히는 것인가"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물론 전 대통령에겐 북한 굴종 외교, 통계 조작, 친환경 사업 비리 등 자신들이 전방위적으로 범한 불법과 실정을 가려 줄 이 철옹성이 든든할 것"이라며 "이 철옹성 뒤에 숨어 사법 정의의 칼날을 피해 보려는 이재명 대표의 절박함이 안쓰럽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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