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OMC 투표 구도 지각변동…'매' 가고 '비둘기' 온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냐. 1년에 여덟 차례 미국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위원은 총 12명이다. 올해엔 매파가 물러난 자리에 비둘기파와 중도파가 들어섰다. 올해 FOMC는 지난해보다 온건한 분위기로 흘러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올해 새로 FOMC에 합류하는 위원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내정)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 4명이다. 굴스비 총재는 임기가 끝난 찰스 에반스 총재를 대신해 오는 9일부터 시카고 연은을 맡을 예정이다.
12명의 FOMC 위원 중 4자리는 11개 지역 연은 총재가 해마다 돌아가면서 합류하는 구조다. 나머지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 이사 7명과 뉴욕 연은 총재는 당연직으로 변화가 없다.
‘오바마 경제교사’ 굴스비 “과도한 긴축, 경기침체 우려”
하커 총재와 로건 총재는 중도파로 분류된다. 하커 총재는 “이미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의 금리 인상을 했고, 향후 수개월 간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건 총재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조했다. 반면 2016년 취임 이래 일관되게 비둘기파적 성향을 내비쳤던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해부터 매파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금리 최대 7%까지” 쇼크 불러온 불러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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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줄어든 효과는…“파월 그립감에 큰 변화 없을 수도”
결국 매파 위원이 3명이나 퇴장하고 비둘기 및 중도파들이 빈자리를 채우게 되면서 올해 FOMC가 온건하게 바뀌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통상 비둘기파는 ‘완전 고용’을 중시하는 만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지양하는 편이다. 안나 웡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비둘기파 자리가 늘어나면서 FOMC 의사 결정 과정에 (완화 주장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소한 FOMC 위원의 ‘깜짝’ 매파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드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불러드 총재 등이 갑자기 강한 어조로 인터뷰나 강연을 하면서 증시를 얼어붙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끄럽게 노이즈를 만드는 매파들의 발언에 밤잠 설칠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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