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로 지져” 지적장애 동생의 진술, 증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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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연루 범죄가 이어지면서 경찰이 진술조력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적장애인이 연루된 사건에서 이처럼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 경찰이 진술 조력인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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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피해자·피의자 조사에
진술조력인 제도 적극 활용 필요
지적장애인 연루 범죄가 이어지면서 경찰이 진술조력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초기부터 전문가와 협조해 진술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주택 창고에서 감금된 채 발견된 20대 남성 A씨에 대해 병실에서 진술 조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A씨 누나 부부를 이날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적 장애 3급으로 지난해 12월 31일 전주 덕진구의 한 주택 창고에서 발견됐다. A씨 신체 곳곳에는 화상 자국이 있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누나 부부가 다리미로 화상을 입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반면 A씨 누나는 “상처는 동생이 자해하다 낸 상처이고, 동생이 말을 듣지 않아 창고에 가뒀다”고 정반대 주장을 했다. 전북 임실에서 어머니와 살던 A씨는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누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연락을 받은 A씨의 어머니는 “보호자는 누나이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지적장애인이 연루된 사건에서 이처럼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 경찰이 진술 조력인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인은 범죄에 연루되면 의사소통 때문에 진술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씨처럼 도움을 줄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진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단순히 지적장애인의 진술을 이끌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행동 패턴과 심리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성폭력 피해자에게 성폭력 전문가를 따로 지원하듯, 지적장애에 대해서도 명확한 현상을 이해하고 진술조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의자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60대인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지적장애 2급의 30대 남성 B씨에 대해 진술 조사를 마치고,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B씨가) 지적장애인이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어 가족 입회하에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적인 진술조력인의 협조는 구하지 않았다. “피의자가 큰 문제 없이 조사에 임했고, 내용도 할머니의 진술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앞서 B씨는 지난 1일 성남 수정구의 한 빌라에서 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반찬 투정을 했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아버지의 얼굴 등을 폭행했다. B씨를 말리지 못한 할머니는 “신고를 해달라”며 집 밖으로 소리쳤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버지는 이미 숨진 뒤였다. 다행히 B씨의 경우 가족 중 도움을 줄 조력인이 있어 진술 과정이 수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경찰 수사가 나중에 재판 과정에서도 토대가 되기 때문에 수사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진술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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