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막내에서 캡틴으로...계묘년 다시 뛰는 여서정
한국 기계체조 간판 여서정(21·제천시청)이 부상을 딛고 2023년 국제 대회를 다시 정조준하고 있다.
여서정은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체조 선수 중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이는 그가 처음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도마 종목 금메달로 역시 여자 도마 종목 최초의 역사를 쓴 데 이은 쾌거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 여홍철 못지않은 역사를 써냈다.
만족은 없다. 지난달 27일 진천 선수촌에서 만난 여서정은 2023년 한 해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여서정은 이날 체감 온도 영하 15도인 오전 6시에 나와 170여 명의 다른 국가대표 선수단과 함께 아침 체조와 구보를 소화했다.
여서정은 구보를 마친 후 여자체조 대표팀과 함께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선수들은 쉼 없이 러닝 머신 위를 달렸고, 이어 등·허리를 단련하는 백 익스텐션과 유연성 운동을 진행했다. 선수단은 2시간여의 바쁜 일정을 마친 다음에야 아침 식사를 하러 훈련장을 떠났다.
아직 스물한 살의 어린 나이, 여서정은 여자 체조 대표팀 주장을 맡게 됐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막내로 참가했던 그가 어느새 경험과 기량 모두 대표팀에서 으뜸으로 성장했다. 27일 아침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여서정은 "주장을 맡게 되니 책임도 커졌다고 느낀다. 대표팀을 잘 이끌어보려고 노력 중"이라며 "내 말도 잘 듣고 따라주고 있다. 힘든 일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여서정과 대표팀의 행선지에는 변수가 있다. 1년 미뤄진 아시안게임이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열리는데, 체조 세계선수권대회 역시 9월 28일부터 10월 8일까지 진행돼 일정이 겹친다. 아시안게임도 중요하지만, 세계 선수권 역시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이정식 여자체조대표팀 감독은 "세계선수권대회가 가장 중요하다.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는 대회다. 현재로서는 선수권 준비에 가장 중점을 맞춰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여서정은 "두 대회가 일정이 겹친다. 아직 어떻게 진행할지는 알 수 없고, 대표팀 선발전을 치러야 알 수 있다. 향후 훈련은 일정에 맞춰 진행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려를 샀던 몸 상태도 긍정적이다. 이정식 감독은 "서정이가 지난해 선발전 이전에 아킬레스 건염을 조금 앓았다. 큰 부상은 아니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여서정은 "작년에 부상이 좀 많았고,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지금은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여서정에게 메달을 안겨준 건 난도 6.2의 독자 기술 '여서정'이다. '여서정'은 두 손으로 도마 앞을 짚은 후 앞 공중 두 바퀴 비틀기를 시도하는 그만의 체조 기술이다. 2019년 코리아컵에서 성공했지만,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는 어려움을 겪다가 올림픽 포디움에서 마침내 성공했다.
다만 올해는 고난이도 기술 훈련보다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여서정은 "2023년 대회들을 앞두고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아직은 확답드리기 어렵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직은 부상 회복 중이라 새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지는 않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다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이정식 감독은 "지난 도쿄 올림픽 때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선수들은 항상 다음 올림픽을 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때처럼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며 "국민들께서 서정이를 응원해주시고, 여자 체조에 관심을 가져주신 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여서정은 "사실 아시안게임이 미뤄지면서 힘든 면도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1년 동안 더 열심히 훈련했다. 2023년 한 해도 예전보다 더 열심히 (체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지 1년이 넘었다. (올림픽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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