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가구, 코로나에 집콕”…월평균 식품비 52만원
신선식품 지출·외식 증가 영향
지출금액 최대 연령대는 40대
서울에서 자취한 지 5년 차에 접어든 직장인 김성규 씨(29·남)는 최근 부쩍 늘어난 카드결제대금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매일 비슷한 일과를 보내며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었지만, 카드값이 많이 나와 깜짝 놀라 살펴본 결제 내역에서는 유독 식음료·외식 비용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오르는 물가 때문에 먹고 살 일이 더욱 퍽퍽해졌다. 김 씨는 결국 이번 주말 신년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한 서울 시내 유명 맛집 투어를 취소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20대 가구주의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물가상승과 외식비 증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 현황과 특징’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2분기 20대 가구의 식품비 지출액은 52만1924원으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년 2분기(46만3262원)보다 12.7% 늘었다.
20대의 지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신선식품 지출액(20.8%)과 외식(15.4%)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식품비를 세분화해 보면 지난해 2분기 신선식품 실질 지출액은 15만6243원, 가공식품 실질 지출액은 19만116원, 외식 실질 지출액은 35만1750원으로 집계됐다. 신선·가공식품은 1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외식비는 1분기보다 19.8%(5만5234원) 증가했다.
2분기 가공식품 분류별로 지출액 변화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 시 대부분 가공식품 지출이 증가했다. 특히 유지류(72.0%), 주류(27.8%), 기타식품(26.6%), 곡물가공품(24.3%) 등이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가구 내 식사 경향과 혼술 증가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조사됐다. 40대 가구는 85만7527원을 지출했는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84만6279)와 비교하면 1.3% 증가했다.
이어 50대(81만20원), 30대(73만5395원), 60대 이상(54만5687원), 20대(52만1924원) 순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 상위 30개 품목의 지출 추이를 보면 식빵 및 기타 빵, 한과 및 기타 과자, 기타 육류 가공품, 즉석·동결 식품 등은 증가했다. 반면 우유, 주류, 기타 조미식품은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가구 내 식사가 증가하면서 기타 육류 가공품과 즉석·동결 식품, 반찬류, 두부, 김치 등 대부분 품목 소비가 2019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그 영향이 차츰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30개 품목 가운데 월평균 지출액이 가장 큰 상위 5개 품목은 ‘식빵 및 기타 빵(1만8243원)’, ‘한과 및 기타 과자(1만3730원)’, ‘기타 육류 가공품(1만358원)’, ‘즉석·동결 식품(9971원)’, ‘우유(9381원)’로 이 중 식빵 및 기타 빵과 한과 및 기타 과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9%, 2.8% 증가했으나 즉석·동결 식품은 -0.6%로 비슷한 수준이며 우유는 2.4% 감소했다.
지출액 상위 품목 중, 과일 가공품(-14.2%), 채소가공품(-11.2%), 기타 조미식품(-13.2%), 반찬류(-1.0%) 등은 2019년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감소했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라 가구 외에서의 주류 소비가 증가해 전년 대비 가구 내 맥주(-4.2%), 소주(-2.3%) 소비는 줄었다.
식품 유형별 실질 지출 비중은 외식비가 50.4%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증가했다. 가공식품 지출 비중은 27.2%, 신선식품은 22.4%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포인트, 1.8%포인트 감소했다.
소득분위별 실질 식품비 지출액은 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가 36만4442원, 2분위 51만4198원, 3분위 67만7065원, 4분위 84만9887원, 5분위 108만4627원이었다.
정소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공식품과 외식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커진데다 원재료 가격이 갈수록 상승하고 기준금리마저 인상된 여파로 올해 2분기 실질 외식 지출 비중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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