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대 개혁은 국민 명령…관저 모두에게 열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민생 현안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을 신속하게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신년 인사회에서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은 어렵고 힘들지만,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하는 길이고 국민께서 우리에게 이를 명령하셨다”며 “기득권의 저항에 쉽게 무너진다면 우리의 지속가능한 번영도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경제운용의 주축을 민간·시장에 두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외교·통상·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뒷받침이 촘촘하게 이뤄지도록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신년 인사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도 함께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의장은 개헌과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스를 들고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이란 건배사를 했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새벽 4시 5분에 상계동에서 강남역으로 출발하는 146번 버스 첫차를 타고 시민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평범한 국민의 일상을 나누고 성취를 더 크게 만들어서 돌려주는 게 정부의 역할인데, 행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야당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책과 자필 편지를 건넸고, 윤 대통령은 책을 건네받으며 “제가 참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달라 부탁드렸다”고 책 선물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선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9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당 대표 후보들로 거론되는 권성동·김기현·윤상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나란히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조수진 의원이 장난스럽게 ‘윤심’ 이야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이 웃으며 “대통령실, 관저는 의원 모두에게 열려 있다. 관저는 찾아오겠다면 다 만나고 식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는 ‘지금도 대통령께서 많이 어렵습니다. 새해에도 도와주세요’라고 했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초청장을 받았으나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도 참석해 “정부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팀 코리아의 저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장을 이루자”고 말했다.
◇용산, 전 직원 조회=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 2층에서 전체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전 직원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김대기 비서실장이 허리 부담을 염려하자 “선거 때는 이보다 3배는 더 했다. (직원들과 만나)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이 주재하는 신년 조회가 지하 강당에서 진행됐다. 김 실장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8개월간 밭을 갈았다”며 “올해부터는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또 직원들에게 윤 대통령의 뉴욕 순방 관련 발언 관련 MBC 보도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관련 보도 등을 언급한 뒤 “윤 대통령이 ‘XX 바이든’이라고 욕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가짜뉴스로 상처 입고 국익도 훼손됐는데 제대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기민한 대응을 주문했다. 또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권을 흔들려는 행위를 잘 막아야 한다”며 “대통령의 창의적 메시지와 창의적 행보 의견 내는 사람들에게 직급과 나이에 상관없이 적극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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