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코앞인데’ 권순찬 감독 돌연 사퇴… 요동치는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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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프로배구가 2023년 요동칠 기세다.
김연경을 필두로 여자부 1위를 위협하던 흥국생명은 새해 벽두부터 감독과 단장 전격 교체를 단행했다.
흥국생명은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동반 사퇴한다고 밝혔다.
여자부 1위 싸움이 격렬해지기 시작한 새해에 흥국생명의 감독 사퇴가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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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프로배구가 2023년 요동칠 기세다. 김연경을 필두로 여자부 1위를 위협하던 흥국생명은 새해 벽두부터 감독과 단장 전격 교체를 단행했다. 남녀부 부동의 1위였던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은 각각 10연승, 16연승이 좌절됐다. 막내팀 페퍼저축은행의 ‘고춧가루’ 행보, OK금융그룹의 부활도 주목된다.
흥국생명은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동반 사퇴한다고 밝혔다. 구단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권 감독은 지난 4월 흥국생명 감독으로 선임돼 8개월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팀은 당분간 이영수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복귀한 ‘월드클래스’ 김연경을 앞세워 2일 현재 14승 4패(승점 42)로 2위에 올라있다. 1위와 차이는 3점에 불과해 권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형식은 사퇴지만 사실상 경질인 모양새다. 권 감독은 이날 오전 구단에게서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자세한 것은 모른다”면서도 “선수 기용 문제에서 구단과 감독 간 계속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와 관련해 구단과 권 감독에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여자부 1위 싸움이 격렬해지기 시작한 새해에 흥국생명의 감독 사퇴가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지난 시즌부터 독주하던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흥국생명에 추격을 허용했다. 야스민의 복귀가 5라운드쯤으로 예상되면서 흥국생명에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는데, 돌반변수가 생긴 셈이다.
남자부 1위 대한항공도 새해 첫날 10연승을 노렸지만 OK금융그룹에 패하며 좌절됐다. 아직 2위 현대캐피탈에 8점 앞서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OK금융그룹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 조재성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라운드에 2승 4패에 머물렀던 OK는 2·3라운드에 모두 4승 2패씩 거두며 순위도 6위→5위→3위로 상승 중이다.
특히 대한항공을 3대 0으로 이기며 분위기를 탔다. 주전 세터 한선수가 코로나19로 빠진 탓도 있지만 대한항공의 셧아웃 패배는 이번 시즌 처음이다.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3번의 맞대결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대한항공과의 상대전적 우위에 있는 유일한 팀이다. 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3패)를 빼면 모든 팀에 상대전적이 우위다. OK금융그룹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3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
V리그 2년차 페퍼저축은행의 달라진 모습도 기대된다. 신생팀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페퍼저축은행은 국가대표 출신 리베로 오지영을 영입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 마침내 개막 17연패 및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20연패를 끊었다. FA로 영입한 베테랑 세터 이고은과 1순위 외국인 니아 리드가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이고, 주장 이한비는 이제 한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 중인 가운데 오지영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미들블로커 라인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지만, 이제 어느 팀도 쉽게 보긴 어려운 팀이 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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