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험지 출마론으로 뭉친 윤상현ㆍ안철수…윤핵관 압박

김준영 2023. 1. 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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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100% 투표로 치러지는 3ㆍ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수도권 대표론'이 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인 윤심(尹心)을 앞세우는 '윤핵관' 주자에 맞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주자들의 전략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 사진 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경기 성남분당갑을 지역구로 둔 안철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다음 총선에서 170석 이상을 얻으려면,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이나 하는 지휘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고 썼다. 지난달 28일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인천 동ㆍ미추홀을)이 제안한 당권 주자 수도권 험지 출마론에 “크게 공감한다”며 쓴 글이다.

윤 의원은 바로 화답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수도권이 전략적 승부처라는 인식이 저와 안 의원이 완전히 같다”며 “수도권 대첩을 이끌 당 지도부에 출마하려는 분들은 제가 제안한 합의문 작성을 같이하자”고 적었다. 앞서 제안한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문’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윤ㆍ안 의원이 겨냥한 대상은 윤핵관이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 강릉, 장제원 의원과 김ㆍ장 연대를 맺은 김기현 의원은 울산 남을이 지역구다. 강원 강릉은 2000년 16대 총선 이래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 울산 남을도 2004년 17대 총선 이래 국민의힘 계열 후보만 당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수도권 험지 출마론에는 유승민 전 의원도 합세했다. 대구 기반의 유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대표가 돼 어려운 지역구에 나가 총선을 지휘하라 하면 당연히 나가야 한다. 호남이든 수도권이든 나간다”고 말했다.

이에 권성동ㆍ김기현 의원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양측 공히 “윤ㆍ안 의원의 주장일 뿐”이라며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다. 이들과 친분이 있는 의원실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총선 전략을 이끌 사람을 뽑는 자리이지, 당장 총선 전략을 구사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지금 논의해봐야 실익이 없는 논쟁”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당내 의견은 분분하다. 당 지도부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를 불과 1년 앞두고 지역구를 옮기는 건 선거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함부로 지역구를 옮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엔 “수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대전제엔 공감대가 있다. 전체 121석의 수도권 의석 중 국민의힘이 가진 의석은 19석에 그쳐 20%가 안 된다. 한 당직자는 “수도권 의석을 탈환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 수도권 경쟁력이 총선 승리의 주요 조건인 건 맞다”고 말했다.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편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은 이날 윤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당권 주자 중엔 조경태ㆍ권성동ㆍ김기현ㆍ윤상현ㆍ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 중 개인 일정이 잡혀있던 조 의원과 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당권 주자는 뒤이어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열린 대구ㆍ경북(TK) 신년교례회에도 참석했다. 모두 대구에 직접적 연고는 없지만, 국민의힘 책임당원(작년 8월 기준 78만명)의 40%가 집중된 영남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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