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처럼 뛰어올라 호랑이처럼 용맹하게"...새해 2연패·태극마크 꿈꾸는 엄원상
2023년 한국 축구엔 새로운 스타가 우뚝 설 준비를 마쳤다. 주인공은 새해 스물넷이 된 엄원상(24·울산 현대)이다. 1999년생 토끼띠로 계묘년에 도약을 꿈꾸는 특급 신예다. 최근 울산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엄원상은 "올해는 왠지 잘 될 것 같고 기대도 크다. 거침 없이 달려서 나의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새 시즌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공격수다. 축구 팬 사이에서 그는 이미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선수로 인정 받았다. 울산은 2022시즌 라이벌 전북 현대를 제치고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이동준, 이동경이 유럽 진출로 공백이 우려됐지만, 광주FC에서 이적해온 엄원상이 완벽하게 메웠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뛴 그는 12골 6도움(33경기)으로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골 순도도 높았다. 12골 중 동점골 혹은 무승부를 만든 4골, 승리를 안긴 결승골은 6골이었다. 엄원상은 "울산 입단 첫 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뒀는데, 그건 지난해 일이다. 새해엔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다. 압도적인 공격수가 목표"라고 말했다.
엄원상은 소속팀을 넘어서 K리그 최고 '스피드 레이서'에 도전한다. 그는 100m를 11초대에 뛴다. 팬들은 그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특급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빗대 '엄살라'라고 부른다. 'KTX'라는 별명도 있다. 엄원상은 이동준(25·전북)과 속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동준은 엄원상 입단 이전에 울산의 스피드 레이서로 불렸던 공격수다. 2021년 베를린(독일)로 이적하자, 울산은 엄원상을 대체자로 영입했다.
이동준은 지난달 전북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돌아왔다. 엄원상은 "상대가 워낙 실력이 뛰어나지만, 전북은 라이벌 팀인 데다 팬들의 기대가 있기에 질 수 없다. 리그 2연패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동화에선 토끼가 빠르다고 게으름 부리다 거북이한테 지는데, 나는 쉬지 않고 최고 속도로 달리겠다"고 덧붙였다.
엄원상은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선수를 꿈꾼다. 그는 2022 카타르월드컵 직전까지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했다. 파울루 벤투 당시 감독은 그를 꾸준히 조커로 중용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최종 엔트리(26명)에선 탈락했다. 엄원상은 "새해엔 태극마크를 놓치고 싶지 않다.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보단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만하지 않겠다. 호랑이는 작은 짐승을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 우리 팀 상징이 호랑이처럼 자만하지 않고 용맹하게, 또 토끼처럼 높이 뛰오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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