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촌에서 본 우크라이나인들…함께 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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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공허한 눈빛과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기막혀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었죠."
T국에서 8년째 난민 사역을 하는 김에녹 선교사는 2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3월부터 폴란드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선교사는 "처음 NGO와 난민촌을 운영할까 생각했지만, 폴란드 정부가 정교한 시스템으로 난민들을 돕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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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공허한 눈빛과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기막혀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었죠.”
T국에서 8년째 난민 사역을 하는 김에녹 선교사는 2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3월부터 폴란드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선교사는 한두 달마다 1~2주간 난민촌에서 봉사자로 섬기고 있다.
김 선교사가 처음 난민 캠프를 방문했을 때 현장 분위기는 전쟁에 대한 극도의 긴장감으로 무거웠다. 하지만 절망스러워하는 난민들의 이면엔 ‘어린 양’과 같은 모습도 있었다. 김 선교사는 “난민들은 원망하지 않았으며 그들끼리 날카롭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순전한 어린 양처럼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난민들을 정성껏 돌보는 폴란드 정부의 시스템에 감탄했다. 김 선교사는 “처음 NGO와 난민촌을 운영할까 생각했지만, 폴란드 정부가 정교한 시스템으로 난민들을 돕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고 말했다.
폴란드에 있는 대부분의 난민 캠프들은 폴란드 정부가 사회복지기관 등을 변경해 사용하고 있었다. 캠프는 정부와 공무원, 폴란드 시민과 전 세계 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됐다.
폴란드 정부는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 등의 난민들을 국경에서부터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난민 캠프에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과 자원 등을 쏟아부었다. 김 선교사에 따르면 경찰 군인 소방관 등 공무원들은 주말에도 자신의 시간을 들여 난민들의 이동과 안전을 위해 일했다. 시민들은 자택의 남는 방을 난민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았다. 차량으로 난민들을 이동했으며 캠프에서도 분주하게 활동했다.
폴란드 정부와 시민들이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이유는 폴란드 역시 전쟁을 경험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김 선교사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영문 이름은 ‘워소’(warsaw)로 ‘전쟁을 보았다’라는 뜻이다”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시의 80~90%가 파괴됐고 특히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고통받았다. 폴란드는 전쟁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선교사는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자원했다. 차량으로 난민들의 이동을 지원했으며 밤낮으로 청소, 설거지, 이불 정리 등 궂은일도 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추운 날씨로 어려움을 겪는 난민들에게는 로션, 아이들에게는 과자와 학용품 등을 전달했다. 김 선교사는 “가끔 어떤 분들은 가슴을 움켜잡으며 눈물로 감사를 표현한 분들도 있었다. 함께 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긴 병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전쟁이 일 년 가까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 난민에 관한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줄어드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다.
“한 지인은 ‘자신이 난민 사역에 참여할 때만 관심이 있고 이후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을 보게 돼 깜짝 놀랐다’라고 하셨어요. 난민은 어려움의 처한 우리의 이웃입니다. 지금 그들이 가장 큰 고난 가운데 놓인 친구임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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