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친강 미중 외교 첫 통화…임박한 베이징 회동 논의했나

신경진 2023. 1. 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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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친강(왼쪽) 당시 주미 중국대사가 자넷 옐런(오른쪽) 미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친 대사는 12대 중국 외교부장에 임명됐다. 신화=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친강(秦剛·56) 신임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했다. 양국 외교부장은 이날 서로 양국 관계를 논의했다며 통화 직후 각각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지난 2021년 7월 주미 중국대사 부임 이래 500여일 임기를 마치고 외교장관에 부임하는 친강 부장과 블링컨 장관은 다음 달 베이징에서 외교수장으로서 첫 대면 회담을 할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새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DC를 떠나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오늘 오전에 통화했다”며 “우리는 미·중관계, 그리고 미·중 간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 두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트윗이 올라온 뒤 한 시간쯤 뒤 친 부장은 “블링컨 장관의 작별 통화를 받았다”며 “임기 동안 그와 여러 차례 솔직하며 깊고 건설적인 만남에 감사했다. 더 나은 미·중 관계를 위해 그와 긴밀한 업무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날 통화에 대해 미 국무부나 중국 외교부는 별도로 공식 발표문을 내놓지 않았다.

양국 장관은 이번 통화에서 임박한 베이징 미·중 외교장관 회담의 핵심 의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처음 만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위해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 외교가의 소식통은 블링컨 장관은 춘절(중국설) 이후 2월 베이징을 방문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친강 부장의 베이징 회담의 성패는 올해 미·중 관계의 향방을 결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전술 핵무기 다량 생산과 핵탄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을 공언한 북한 문제도 베이징 미·중 회담의 핵심 의제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성패는 시진핑 주석 접견 여부에 달려있다. 미국 외교 수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접견한 건 2018년 6월 14일 싱가포르 김정은-트럼프 회담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방중 때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뒤 후속 협의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이 만나지 않았다.

친강(秦剛·56) 신임 중국 외교부장 인사말. 중국 외교부 사이트 캡쳐


친강 부장 “상호존중·공평정의 신형 국제관계 구축”


지난달 30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12대 중국 외교부장에 취임한 친강 부장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취임사 격인 인사말(致辭)을 올리며 업무를 시작했다. 친 부장은 “특별히 시진핑 외교사상의 지도 아래 상호존중·공평정의·협력공영의 신형 국제관계 구축에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친 부장의 공식 이력을 “한족, 1966년 3월생, 대학 학력, 중공당원, 중공 20기 중앙위원, 외교부장, 외교부 당 위원회 부서기”로 짧게 공개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왕이(王毅) 정치국위원이 중앙외사위원회판공실 주임 명의로 기고한 당 이론지 구시(求是) 최신호 원고를 싣고 승진 인사를 간접 발표했다. 국익을 앞세운 거침없는 발언으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관 1호로 불리는 왕 위원은 지난 2013년 3월 16일 12기 전인대 1차 회의에서 11대 외교부장에 선출된 뒤 2018년 3월 외교부장을 겸하는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0월 20차 당 대회에서는 69세의 고령에도 20기 정치국위원 승진에 성공해 최소 향후 5년간 중국 외교의 최고 실력자로 활약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힌 트위터. 트위터 캡쳐
친강 중국 신임 외교부장이 2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위터 캡쳐


주일대사에 우장하오 현 차관보, 주미대사에 류제이說


한편, 차기 중국 외교 진용의 교체도 한창이다. 중앙외사위판공실 부주임을 역임한 류젠차오(劉建超·59)가 당 중앙대외연락부장으로 임명되면서 보직이 없던 전임 쑹타오(宋濤·67)가 최근 대만 문제를 총괄하는 국무원대만판공실 주임에 취임했다. 이에 따라 친강과 외교부장을 경합했던 류제이(劉結一·66) 전 대만판공실 주임이 주미대사 임명설이 나온다.
한반도를 포함해 아시아 담당 우장하오(吳江浩·60)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최근 현업에서 물러났다. 주일본 대사 임명 하마평이 나온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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