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댄스’ 박항서 감독, 한국인 지도자 두 명과 4강서 만날까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에 참가 중인 한국인 지도자 세 명이 모두 4강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열렸다. 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어떤 감독들끼리 먼저 마주할지, 어느 감독이 우승컵을 품에 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국립경기장에서 미얀마를 상대로 미쓰비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3경기를 치른 현재 2승1무(승점 7점)를 기록 중이다. 승점이 같은 싱가포르를 골득실로 제치고 조 1위에 올라 있다. 베트남은 지난 2018년 이 대회 우승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해를 걸러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는 4강에서 라이벌 태국에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 했다.
이번 대회 설욕에 나선 베트남이 B조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높다. 상대팀 미얀마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무2패에 그치며 무승을 기록 중이다. B조 최강 베트남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 객관 전력에서 베트남의 다득점 승리가 점쳐진다.
오히려 2위 싱가포르의 입지가 불안하다. 3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인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를 상대하는데, 이 경기에서 패할 경우 4강 진출의 마지노선인 조 2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조별리그 최강 베트남을 상대로 두 팀은 서로 다른 결과를 냈다. 과감하게 공격 축구로 맞받았던 말레이시아는 0-3으로 졌지만, 밀집대형 위주의 수비축구로 버틴 싱가포르는 0-0으로 비겼다. 3일 맞대결에서도 말레이시아는 공격, 싱가포르는 수비에 전술의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 팬들 입장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를 꺾고 베트남과 함께 4강에 오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A조에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2일 필리핀을 상대로 최종전을 치른다. 조 선두 태국과 함께 나란히 2승1무로 무패를 달리며 2위에 올라 있는 데다, 필리핀이 상대적 약체로 분류돼 무난히 승리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골득실에서 한 골 차로 1·2위를 나눴는데,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태국은 조 3위 일본인 혼다 케이스케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와 최종전을 치른다.
B조에서 현재 3위인 말레이시아가 최종전에서 싱가포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면 미쓰비시컵 4강에 한국인 감독 세 명이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지난 대회 우승팀 태국과 함께 박항서의 베트남, 신태용의 인도네시아, 김판곤의 말레이시아가 경쟁하는 구도를 이룰 수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사령탑 은퇴를 선언한 박항서 감독 입장에선 우승컵 도전 과정에서 한국인 후배 지도자들과 경쟁하는 게 껄끄러울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반가운 상황이기도 하다. 자신이 베트남에 부임한 이후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동남아에 뿌리 내린 ‘축구 한류’가 활짝 피어난 상황을 마지막 무대에서 직접 체험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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