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일방적인 한도 하향 조정에 회원들 ‘화들짝’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등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은 지난 12월 개인회원이용 한도 정기점검을 거쳐 일부 회원의 한도 하향 조정을 실시했다. 신용카드 표준약관과 이용 한도 관련 모범규준에 따라 카드사들은 연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원에게 부여된 이용 한도의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다. 월평균 결제 능력, 신용도, 이용 실적 등의 변화가 있을 경우 카드사는 이용 한도를 조정해야 한다.
다만, 지난 연말 시행된 한도 점검에서 예년보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면서 잡음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점수, 연체 이력이나 카드론·현금서비스 사용 이력이 없는 등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한도 축소 통보를 받는 회원이 많았다. 카드사가 한도를 대폭 하향했다며 커뮤니티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회원도 있었다.
카드사들도 한도 관리 강화 사실을 인정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지다 보니 연체 예방을 위해 이용 한도 관리를 강화한 상태”라며 “다른 카드사도 전반적으로 유사한 분위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카드사들은 레고랜드발 자금 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경기 악화와 고금리 장기화가 겹치면서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이후 카드 대금 연체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신용카드 업황 전망 보고서에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돼 금융 회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카드사는 차주 구성이 은행 대비 신용도가 낮은 개인으로 구성돼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리볼빙 자산을 확대한 카드사에 한계차주 유입이 편중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리볼빙이란 약정된 결제일에 최소의 금액만을 결제하고 나머지 대금은 대출로 이전하는 ‘회전결제방식’이다.
이외에도 카드사들은 이미 자동차할부, 카드론 등의 대출상품 공급 규모를 축소하거나 무이자 할부 혜택, 할인 이벤트를 줄이고 있다. 카드·캐피털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 들어 15%대(15.65%)로 올랐다.
[진 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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