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윤석열 대통령은 퇴마정치를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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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새 책 '퇴마정치'에서 "문재인의 적폐 청산은 적폐 대상을 악마화한 퇴마 의식에 가까웠다"며 "그건 성공을 거두는 듯 보였지만 '조국 사태' 시 수석 퇴마사였던 윤석열이 '퇴마의 공정'을 외치고 나서자 온 나라가 정치적 내전 상태로 빠져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고위 인사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라거나 '민주주의를 악마한테 던져주는' 등의 '악마타령'을 앞세워 윤석열을 공격했다. 반면 조국은 '인간이 만든 인간 최고의 악마 조직과 용맹히 싸우다 만신창이가 되어 우리 곁으로 살아서 돌아'온 인물로 추앙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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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새 책 ‘퇴마정치’에서 "문재인의 적폐 청산은 적폐 대상을 악마화한 퇴마 의식에 가까웠다"며 "그건 성공을 거두는 듯 보였지만 ‘조국 사태’ 시 수석 퇴마사였던 윤석열이 ‘퇴마의 공정’을 외치고 나서자 온 나라가 정치적 내전 상태로 빠져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고위 인사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라거나 ‘민주주의를 악마한테 던져주는’ 등의 ‘악마타령’을 앞세워 윤석열을 공격했다. 반면 조국은 ‘인간이 만든 인간 최고의 악마 조직과 용맹히 싸우다 만신창이가 되어 우리 곁으로 살아서 돌아’온 인물로 추앙되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통해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고, 이를 승복하지 못한 채 ‘악마의 승리’로 간주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문재인 정권 인사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퇴마의 제물이 될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윤석열 탄핵’까지 거론하는 ‘퇴마정치’에 목숨을 걸었다는 게 강 명예교수의 해석이다. 그는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의 내로남불 행태와 이들을 천사 또는 영웅으로 만든 지지자들에게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정치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야당에 협치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엄중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올해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 증대, 부채 관리, 미래 전략 기술 투자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시급한 노동·교육·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데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의 개혁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특히 노사 법치주의를 내건 노동 개혁과 연금·건강보험 등 국가적 과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대목에선 다소 일방통행식이란 비판도 받는다.
윤 대통령의 의지와 국가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무엇보다 여소야대라는 국회 상황은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하다. 지난 연말 예산 협상을 둘러싼 국회 파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계획한 국정과제 중 법을 바꿔야 하는 것들은 내년 총선에서 여대야소를 만들어야 가능해진다. 올해가 선거가 없는 해임에도 개혁의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시점에 윤 대통령은 과거 정권 인사들을 얼마든지 악마화할 수 있다. 총선에서 여권이 승리한다면 또 다른 적폐 청산의 기치를 내건 퇴마정치가 우리 사회를 뒤흔들 수 있다. 정치적 학살과 복수가 반복되는 정치 말이다. 이런 정치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이 벌어지기에 십상이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도 바로 그것이다. 원자력발전을 악마화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적폐로 몰아붙인 대가는 작지 않았다.
여야가 서로 공격하고, 비판하더라도 서로 정해놓은 암묵적 경계선을 지켜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할 상대를 악마로 만들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해진다. 새해에 당면한 국가 과제는 여야 모두 외면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과 여야는 정치다운 정치를 다시 해보기 바란다.
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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