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2023년이 보여줄 세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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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한 해 정세 전망을 쓸 때마다 긍정적 예측을 한 기억이 없다.
올 한 해 세계, 지역, 한반도 차원 모두에서 도전이 예상된다.
작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대면 회담을 통해 최소한의 안전지대 구축에 합의했고 올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구체화한다.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은 2019년 12월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공식화한 '정면돌파전'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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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한 해 정세 전망을 쓸 때마다 긍정적 예측을 한 기억이 없다. 아쉽게도 2023년 계묘년도 예외가 아니다. 올 한 해 세계, 지역, 한반도 차원 모두에서 도전이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불법 제국주의 전쟁은 종전이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핵보유국이자 세계 3대 군사강국인 러시아를 상대로 놀라운 항전 의지를 보이면서 미국과 서방세계 지원을 도출해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갔다. 이로써 전쟁사에 객관적 전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사례를 남겼다. 푸틴은 병합한 모든 점령지의 권한을 인정받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조건이면 종전할 수 있다지만, 영토의 15%를 잃고 민간인만 1만7831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가 동의하기는 어렵다.
미·중 전략 경쟁 전망도 밝지 않다. 작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대면 회담을 통해 최소한의 안전지대 구축에 합의했고 올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구체화한다. 왕이 외교부장도 지난 25일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복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풀면서 승부수를 던졌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 성장이 4.4%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올 초 약 2500만명의 대졸 취업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이다.
중국 경제의 중장기적 전망도 어둡다. 일본 경제연구센터는 지난 12월 보고서에서 중국 성장률이 2030년부터 3% 이하로 떨어지고 2035년에는 2.2%까지 둔화해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격차를 줄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이 센터는 2029년에는 중국 GDP가 미국을 초월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3연임을 감행한 시진핑이 중국 인민에게 부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권위주의 국가는 외부 위협을 강조하는 피포위 의식을 소환해 내적 어려움을 돌파하는 특성을 공유하므로 대미 갈등이 악화할 여지도 있다.
한반도 상황도 심각하다.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은 2019년 12월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공식화한 ‘정면돌파전’을 이어간다. ‘자력갱생’과 ‘핵능력’ 강화를 통해 미국의 제재 봉쇄 책동을 분쇄하는 장기전이다. 특히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하고 “핵탄두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공언한다. 연말 보여줬던 무인기 도발과 같이 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의도를 감추면서 안보 목표를 달성하는 ‘회색지대 전술’도 핵 질주와 동시에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1월 1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국면 전환은 없다는 의사 표현으로 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2020년 4.5% 역성장을 저점으로 2021년 0.5%를 기록했고 작년은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중국이 상반기에 코로나 혼란에서 벗어나면 하반기 북·중 경제 교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제재가 여전히 작동하고 코로나 재전파 위험이 있지만, 북한 경제가 개선될 수도 있으므로 대미·대남 장기전이 불가능하지 않다.
한국은 지정학적 또는 지경학적 위치로 전술한 다차원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는다. 2023년 한국에 주어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불확실성이 크고 도전이 거셀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의 안보와 번영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국제질서하에서 가능했다. 도전을 받고는 있지만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군(群)이 여전히 세계정치 중심에서 기능한다. 한국은 이들 국가와 함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단일대오를 구축해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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