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 준비하고 도약의 동력 확보하는 2023년 되기를

2023. 1. 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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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어려움을 낡은 시스템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콘셉트카 ‘N 비전 74’가 충남 태안군 한국테크노링에 위치한 현대차그룹(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주행 코스를 기아 EV6 GT-라인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2023년 새해에는 어둠 속을 질주하는 미래차처럼 희망의 질주가 펼쳐지길 희망한다. 태안=서영희, 이한형 기자


2023년 새해가 밝았다. 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지만 새해 아침에는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년 지쳤던 몸과 마음을 추스려 앞을 향해 힘껏 내달리겠다는 각오가 담겼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일상을 짓눌렀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악몽에서 겨우 깨어나는가 했더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함께 고통의 늪에 끌려들어갔다.

경제·안보 위기에도 갈라져 싸웠던 지난해

코로나로 훼손된 주요 원자재 공급망은 전쟁이 시작되면서 패닉 상태에 이르렀다. 국제 원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고, 곡물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나선 미국과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상에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고 폭탄을 맞았다. 경기가 나빠지자 호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가능한 모든 대출을 받아 내 집 장만에 나섰던 젊은이들이 이자 폭탄을 떠안았다.

먹고살기만 힘든 게 아니었다. 문재인정부의 ‘내로남불’과 부동산 정책 실패에 실망한 국민들이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보수·진보라는 진영 논리에 빠진 정치권은 나라의 미래와 민생을 걱정하는 대신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은 야권과의 협치를 바라는 여론을 외면했고,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한 야당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무리한 입법과 새 정부 발목잡기에 매달렸다. 정치인들은 서로를 배척하고 자극적인 말로 상대를 헐뜯었다. 덩달아 사회 전체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곳곳에 혐오의 언어가 넘쳐흘렀고, 분열과 갈등이 일상화됐다. 제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다가 결국 바보가 되는 분위기에서 사회의 안전 시스템은 작동을 멈췄다. 158명의 소중한 젊은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질책이자 경고였다.

나라 안팎의 냉혹한 현실 올해도 여전

이제 험난했던 시간을 차분히 되새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경제를 짓누를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대로 낮춰 잡았고, 지난해 14년 만의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도 급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얼어붙은 고용시장마저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나라 밖 상황도 녹록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고화된 신냉전 국제질서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놓인 우리에게 무리한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새해 첫날 아침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다시 쏘아올렸고,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허세뿐인 협박을 공개했다. 핵·미사일을 앞세운 노골적인 도발로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이를 빌미로 일본은 재무장과 우경화 노선을 강화할 것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냉혹한 현실의 벽이 우리를 가로막는, 답답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미래세대 위해 고통 나누고 힘 모을 때

이럴 때일수록 안에서부터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외부 충격을 증폭시키는 낡은 시스템을 찾아 하나씩 바꿔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득권에 안주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 미뤄뒀던 과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편을 갈라 싸우다가 나라의 미래를 내팽개치는 우를 다시는 범해서는 안 된다. 올해는 선거가 없는 만큼 표를 계산하며 포퓰리즘에 영합할 이유가 없다. 이해당사자의 절절한 주장을 선입견 없이 충분히 듣고, 합리적 중재안을 도출해 단호하게 행동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경제의 엔진 격인 기업은 올해를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경기 침체는 기업 혁신의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가 불러온 뉴노멀을 미래 디지털 기술에 접목하는 기술과 경영의 혁신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고통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개혁도 개인과 기업에는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눈 앞의 작은 이익만 좇아가며 미래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떠넘길 수는 없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배려의 마음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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