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 정시 경쟁률 하락…“상위권 학생들 하향지원”
2023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와 연세대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문·이과 교차지원’ ‘선택과목 점수 격차’ 등으로 입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위권 수험생이 안정·하향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일 종로학원·진학사·유웨이 등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달 31일 마감한 정시모집 원서접수에서 1345명 모집에 4282명이 지원해 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은 4.13대 1이었다. 문·이과 교차지원의 영향을 받아 서울대 인문계열 지원자 수(1441명)는 지난해보다 39명 늘었으나, 자연계(1871명)는 지난해보다 217명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일부는 하향 지원 현상도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원서접수를 마감한 연세대는 1672명 모집에 6219명이 지원해 3.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4.77대 1)보다 하락한 수치다. 특히 자연계열 지원자가 2377명으로 지난해 대비 1001명 줄었다. 인문계열 지원자는 2700명으로 지난해(3571명)에 비해 871명 감소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연세대의 경우 어문계열로의 교차지원이 지난해만큼 증가하지는 않아 지원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상위권 학생들의 수시 합격으로 인한 이탈과 하향·안정지원 경향이 강화되며 서울대·연세대와 같은 최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대학별로 1월 2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치러진 수시모집에서는 지방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 수가 3만3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 수시모집 정원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가 속설대로 서울에서 먼 지역의 수시 미등록 비율이 유독 높았다. 지방대 수시에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은 학생이 늘면서 올해 지방대 미달 사태는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130개 4년제 지방대의 올해 수시 미등록 인원은 3만3270명으로 지난해(3만2618명)보다 652명 늘었다. 반면에 서울권 대학 42개교의 수시 미등록자는 1396명으로 지난해보다 404명 감소했다.
서울과 지방의 수시 미등록 비율 격차도 커졌다. 권역별 전체 수시모집 정원 대비 미등록자 비율은 서울권이 3.0%에 그쳤으나 지방권은 18.6%에 달했다. 서울 소재 대학은 한 곳당 평균 33명이 수시에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았지만, 지방 대학은 한 곳당 256명이 등록하지 않은 셈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미등록 비율이 높았다. 수시 미등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32.9%), 제주(28.2%), 전북(24.8%), 경북(21.9%) 순이다. 반면에 수도권 미등록 비율은 서울(3.0%), 인천(3.2%), 경기(4.7%) 등 한 자릿수에 그쳤다.
통상 지방대 지원 수험생은 대부분 수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수시 미등록자가 많은 지방대는 정시모집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지방대 정시 대거 미달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4학년도 이후 수험생이 대폭 감소하면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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