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윤 대통령” “하인이냐”…친윤·비윤, 당권 경쟁 불붙었다
해가 바뀌면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일 국민의힘 신년 인사회는 당권 주자들의 전초전이었다.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조경태 의원이 참석해 각자의 비전을 선보였다. 김 의원은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나 전 의원은 “인기 없는 개혁을 하려면 당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차기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기고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게 숙제”라고 했고, 조 의원은 “여당이 국민들께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당원 특강 일정으로 불참한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선 조직이었던 ‘국민캠프’ 실무자 400여 명과 송년회를 여는 등 세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권 의원은 6일 출마 선언을 한다.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다. 익명을 원한 당권 주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윤심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드러내거나 정부 기조에 맞춘 발언으로 어필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29일 송년회에서 정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우리는 윤석열을 위해 존재하니까 윤석열을 외치자”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17일 윤 대통령과의 부부동반 만찬과 친윤의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의 이른바 ‘김장연대’로 주목받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신년 인사회에서 “윤 대통령께서 하신다고 한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위한 안철수의 결단이 옳았다면 손을 잡아 달라”며 대선 당시 단일화를 부각하고 있다.
반면에 유승민 전 의원은 선명한 반(反)윤 정서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의 노예나 하인 같은 사람이라면 국민들께서 그런 대표와 당을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나”라며 친윤 주자들에게 날을 바짝 세웠다. 윤상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가깝지만 ‘윤심 팔이’는 하지 않겠다는 게 신조”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전국을 돌면서 일선 당원층을 훑고 있다.
경선은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진다. MBC·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28~29일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 21.4%, 안철수 의원 18.0%, 김기현 의원 12.8%, 유승민 전 의원 10.4%, 주호영 원내대표 7.9%, 황교안 전 대표 3.6%, 권성동 의원 1.8% 순이었다. SBS·넥스트리서치의 지난달 30~31일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 24.9%, 안철수 의원 20.3%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편 최고위원 도전 후보들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범(汎)친윤계에서는 조수진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이 출마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친윤계 초·재선 가운데는 김정재·유상범·정희용·이용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비윤계에선 허은아 의원은 출마로 기울었다고 한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를 당선시킨 2030들의 표가 비윤계 후보에게 갈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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